역세권·한강조망..'다 갖춘' 흑석2구역 개발 안되는 까닭

"주상복합단지로 랜드마크 만들자"
"대학가에 부적합" 주민 찬·반 맞서
  • 등록 2016-05-13 오전 5:00:00

    수정 2016-05-13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가능성도 없는 재개발사업을 10년 넘게 끌어오면서 동네는 점점 황폐해져가고 있습니다. 내버려두면 알아서 개발하면서 살텐데 왜 지자체가 나서서 주민들이 반대하는 전면 개발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만난 흑석2구역 주민의 얘기다. 흑석뉴타운의 가장 노른자위 땅인 흑석2구역 주민들이 개발 찬성과 반대 측으로 나눠져 갈등을 빚고 있다.

△뉴타운 지정 지역인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이 개발 여부를 놓고 조합원들간 찬반 갈등을 빚고 있다. 흑석2구역 전경. [사진=흑석2구역 비대위]
흑석동 99-3번지 일대에 위치한 흑석2구역(4만 5229㎡)에는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작은 식당과 상가, 원룸촌이 밀집해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 3·4번 출구가 구역 내에 있고, 한강 조망도 탁월해 입지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 찬성 측은 이곳에 최고 35층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과 오피스텔 1개동(694가구 예정)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흑석2구역은 흑석뉴타운 중 유일한 준주거지로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 있다”며 “흑석뉴타운에서도 가장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구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곳은 2005년 뉴타운 지구로 지정된 후 2009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인 재개발 사업이 시작됐지만 7년이 지난 현재까지 조합이 설립되지 못하고 사업 진행은 답보 상태다. 전체 조합원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상가 소유자들이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반대 측은 대학가라는 상권의 특성상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곳에서 상가를 갖고 있는 염모씨는 “대학가인 만큼 원룸촌과 저렴한 식당이 있는 게 맞다”며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면 이런 게 다 없어질텐데 이런 방식의 개발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자체 개발이 중단됨에 따라 지역이 점점 황폐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가구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한 조합원은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후 증축은커녕 개·보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집이 점점 낡아져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흑석2구역 위치도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가는 매몰비용(재개발 조합 등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용한 비용)도 걱정거리다. 반대 측이 추산한 지금까지 누적된 매몰비용은 약 8억원이다. 이는 향후 개발을 포기하더라도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송세권 흑석2구역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곳은 서울시가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했을 정도로 사업 진척이 어려운 곳”이라며 “조속히 뉴타운구역 지정을 해제하고 대학가의 특성에 맞게 자율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반면 이진식 조합설립추진위원장은 “흑석2구역은 흑석뉴타운을 완성시키는 핵심적인 사업”이라며 “서울시가 사업이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성 개선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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