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또 어디가"…베테랑 부사관들 결국

④추락하는 軍 사기, 인기없는 직업군인
전·후방 인사 교류에 가족 교육·직장 문제 대두…軍 떠나는 부사관들
최근 3년 장교와 달리 부사관 명예전역 크게 늘어
희망전역자도 급증, 베테랑 부사관 이탈 문제 심각
진급 인사교류제 시행, 정주 여건 불비 문제 '현안'
  • 등록 2024-08-07 오전 5:01:00

    수정 2024-08-07 오전 9:39:4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병 복무기간 단축과 봉급 인상, 직업으로서의 군인에 대한 선호도 감소 등으로 군 장교·부사관 획득에 어려움이 따르는 가운데 특히 부사관 전역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3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부사관 명예전역이 크게 늘었다. 명예전역은 군인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한 사람이 정년 전에 스스로 명예롭게 전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월급의 절반을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 곱한 금액만큼의 명예전역수당을 받는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지난 2일 육군부사관학교를 방문해 국방부 및 각 군 인사관계관들과 ‘부사관 복무여건 개선 및 획득율 향상’을 위한 토의를 진행하고,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2021~2023년 장교 명예전역자의 경우 567명, 661명, 634명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부사관의 경우 712명, 1045명, 1616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2023년 부사관 인건비 예산 중 명예전역수당이 모자라 기본급여에서 165억 1300만원을 전용해 지급했다. 명예전역수당을 받지 않는 희망전역자도 최근 3년 내 크게 늘어 중사 이상 베테랑 부사관들의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현역 군인들은 여러 요인 중 ‘부사관 진급 교류제도’에 따른 정주 여건 문제를 지적한다. 1~2년 마다 자리를 옮겨다녀야 하는 장교들과 달리 과거 부사관들은 한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형평성’ 논란에 따라 진급 시기 전·후방으로 강제 이동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육군의 경우 5개 권역으로 나눠 인사 교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게 아니라 ‘도’(道) 단위로 이사를 해야 한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군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교육문제다. 교육 여건이 어려운 전방지역에서 생활하는 것도 문제지만 잦은 전학은 자녀들의 심리적 불안정을 야기한다. 게다가 맞벌이 군 가족이 상당한 상황에서 군인 배우자가 보직 이동에 따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정상적인 직장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권역별 진급자 수가 다르다 보니 관사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병사들 보다 간부 생활 여건 개선이 더뎌 열악한 관사 문제 역시 난제다.

군 관계자는 “군인 배우자의 경제활동이나 군인 자녀들의 교육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인사 교류로 부사관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면서 “진급과 동시에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해야 하는가 하면, 처우도 나빠 당연히 전역 지원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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