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쉰들러 맞선 주가·경영권 지키기[김성진의 인더백]

내년 1월 5일까지 자사주 300억 매입
최근 급락한 주가 띄우기 위한 전략
주가 하락 시 현정은 회장 압박 커져
지배력 확대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
  • 등록 2023-07-09 오전 9:30:00

    수정 2023-07-09 오후 7:14:17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엘리베이(017800)터가 최근 2대 주주 쉰들러의 지분 매각으로 급락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떨어진 주가를 다시 부양시키는 동시에 현정은 회장의 지배력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내년 1월 5일까지 30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엘리베이터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쉰들러 측의 계속된 주식매도에 대응한 소액주주 보호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말까지만 해도 주당 4만4000원대를 기록하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불과 일주일새 3만9000원대로 주저앉자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정공법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는 지난 2014년 현 회장 등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원 가까운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3월에 최종 승소했다. 이후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었다는 관측이 나오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또한 3월부터 고공행진을 벌였다. 3월 말 주당 2만5000원대였던 주가는 두 달만에 주당 4만4000원대로 단숨에 70% 넘게 급등했다.

그러다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2대 주주인 쉰들러가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9만119주를 장내 매도한 알려지면서 이날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전날 대비 4.99% 하락했다. 기존 16.49%의 지분을 보유했던 쉰들러가 시장에 내다 판 보유 지분율은 고작 0.54%에 불과했지만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노리던 쉰들러가 지분을 매각한 것을 놓고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충북 충주 캠퍼스.(사진=현대엘리베이터)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에 쉰들러가 매각한 지분은 극히 소수여서 실제로 노리는 것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흔들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권 다툼에서 발을 빼기에는 매각한 지분이 적은 데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쉰들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 회장은 지난 3월 쉰들러에게 패소한 이후 이자를 포함해 약 2000억원의 배상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주가가 하락하면 대출기관은 담보가치 하락 위험을 피하기 위해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으며 최악의 상황에는 반대매매(임의상환)까지도 실행할 수도 있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현 회장이 받는 압박의 강도가 커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회장이 대출을 받은 곳은 새마을금고 계열사인 M캐피탈로, 일반 증권사 대비 이자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쉰들러는 현 회장의 이러한 약점을 노리고 주가하락 등 흔들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취득한 주식 수만큼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주가 부양 이외에도 얻는 이점은 또 있다. 자사주는 일반적으로 의결권이 부여되지 않아 기존 주주의 실질 지배력이 올라가는 효과를 낸다. 올해 3월 기준 현 회장을 포함한 우호세력의 지분율은 26.6%였는데,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통해 지배력이 소폭 상승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는 실질 지배력이 30%를 웃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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