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 "나는 정권내 제1야당 총재"

"민주당서 盧대통령 쫓아내려할때 내가 막아"
  • 등록 2003-11-19 오전 7:35:13

    수정 2003-11-19 오전 7:35:13

[조선일보 제공]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내가 농담 한마디 하면 그게 그대로 신문에 나고, 부풀리고… 내가 그런 사람입디까?" 최근 여러 가지 언행으로 화제에 오르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강금원(54·부산 창신섬유 회장)씨는 18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씨는 그동안 ‘민주당 300억원 증발설’을 주장하는가 하면, 자신을 “대통령 측근들의 군기반장”이라고도 했다. 또 노 대통령의 다른 측근인 선봉술씨에게 9억5000만원을 빌려준 것이 드러나자 “하도 징징거려서 줬다”고 했고, 한 인터뷰에서는 “장수천 문제 해결을 위해 (노 대통령측에) 한 30억원쯤 줬다”고 해, 스스로 꼬리를 무는 의혹을 재생산했다. 강씨는 이에 대해 “도대체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30억원이라는 것은 이기명씨 19억원(용인땅 거래대금을 의미)과 선봉술씨 9억5000원을 합쳐 그렇다는 뜻인데 앞뒤 설명 없이 썼다”고 주장했다. 또 ‘군기반장’이라는 것도 농담으로 한 말인데 역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정말 곤혹스럽다. 제발 가만히 있게 해 달라”고 토로했다. 강씨는 최근 기자들을 연쇄적으로 접촉했고, 충북 충주에 있는 자신의 시그너스 골프장에서도 기자들을 만났다. 노 대통령 취임 이후 클럽하우스 2층을 완전히 새롭게 단장한 그곳에서 노 대통령은 지난 1일 부부동반 골프를 쳤다. 그는 이곳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 “나는 정권 내 제1 야당 총재”라는 등 노 대통령과 자신의 막역한 관계에 대해 스스럼없이 설명했다. ―노 대통령과는 주로 무슨 대화를 하는가? “할 얘기를 다한다. 격하게 토론도 하고, 결국 승복하지 못할 때도 있다. 언론문제도 내가 좋은 사이로 지내라고 늘 건의해 왔다. 나는 측근은 몰라도 실세는 아니다. 내가 언제 인사권을 행사했느냐, 정책에 개입했나. 그래도 이제는 솔직히 대통령이라는 위세에 눌린다. 그동안은 대통령도 (나를) 못말렸는데, 이제는 강하게 반박을 하거나 부정적 견해를 보이면 움츠러들게 된다.” ―민주당에 20억원 준 것과 선봉술씨에게 9억5000만원을 준 것 외의 돈거래는? “맹세코 없다.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 정당후원금으로 법적 한도 내에서 준 것은 있으나 모두 영수증 처리돼 있다.” -지난 대선 때 역할은? “나를 돈 몇푼 준 사람으로 보는 것은 폄하하는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도와줬다. 내 머리를 빌려주었다. 민주당에서 노 대통령을 쫓아내려고 온갖 음모를 꾸밀 때마다 내가 그걸 알아냈고 차단시켰다. 그것이 나의 진정한 역할이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300억원이 증발됐다는 것 때문에 탈당했다고 했는데? “대통령은 정말 이런 사람들과는 정치를 같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도 처음엔 탈당을 말렸다. ‘조강지처를 버리면 안 된다’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리해서 살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결국 노 대통령이 맞는 것 같다.” ―모든 측근비리에 등장하는 생수회사 장수천의 실체는? “장수천은 측근들이 먹고살기 위해 했다가 실패한 것이다. 대통령은 거기에 보증을 섰다가 IMF 직격탄을 맞아 수십억 빚을 진 것이다. 이 때문에 형님(노건평씨)을 포함해 집안이 거덜나게 생겼고 주변 사람들이 수억원씩 빚에 몰린 것이다. 그걸 내가 선의로 도와주기 위해 해결해 준 것일 뿐이다. 선봉술이는 장수천 빚 때문에 사채까지 얻었었다. 진영땅을 팔아 갚겠다고 해 주었는데, 한꺼번에 주면 또 달라고 할까봐 일부러 조금씩 나눠서 줬다. -최도술씨는? “최도술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정권의 그런 자리(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들어갔으면 아예 사람들을 만나지 말아야지, 부산에 뻔질나게 오고, 소문이 나고, 그럴 수 있느냐. 분수를 알아야 했다.” ―현 정권에서 누가 가장 실세인가? “실세는 없다. 문재인 수석도 이번에 개편하면 갈릴 것이다. 장관들도 갈아야 한다.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지만, 이번에 개편하면 중·대폭이 될 것 같다. 청와대와 내각을 완전히 개편해 정말 일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교체해야 한다.” ―재산이 얼마나 되나? 수백억 정도는 되는가? “수백억이 뭔가, 수천억은 되지. 내가 7남매인데, 형제들에게도 수백, 수천, 수억씩 수차례 줬다. 내가 돈 좀 있다고 소문이 나니까 돈을 달라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노 대통령과는 앞으로 어떻게 지낼 것인가? “대통령은 빈털터리 아닌가. 집 한 채 없다. 빈손으로 들어가 빈손으로 나오라고 했다. 내가 걱정 말라고 했다. 퇴임하면 우리 회사 명예 골프회원권도 주고, 내가 평생을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해 드리겠다. 대통령 측근들 중 내가 가장 부자 아닌가.” ―외국에 나가 4년 동안 있겠다고 했다는데? “내가 왜 외국에 나가느냐. 과테말라에 우리 공장이 있는데 거기에 자주 간다.” 강씨에게 “주변에서 정치를 하라고 권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왜 없겠느냐만, 나는 정치를 안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 하고도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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