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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는 탈레반 고위급 인사의 언급이 나왔다. 특히 여성을 향한 엄격한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탈레반의 고위급 인사인 와히둘라 하시미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아프간 국민 99.99%는 무슬림”이라며 “우리는 이슬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시미는 또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의 등교 여부 등은 이슬람 율법 학자가 정할 것”이라며 “이런 정책을 결정하는 율법 학자 위원회가 있다”고 했다.
탈레반 측은 전날 아프간 장악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프간 내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실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등의 잔혹 행위에 대한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CNN이 국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는 킴벌리 모틀리와 현재 아프간에 머물고 있는 한 여성의 통화를 단독 공개한 내용을 보면, 탈레반의 공포정치를 잘 보여준다.
이 여성은 통화 내내 겁에 질린 목소리로 “더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며 “정말 너무 두렵다”고 했다. 그는 “불안하고 힘들어 죽을 것 같다”며 “너무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계속 연락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내 인생은 끝났다”고 했다.
한편 하시미는 “앞으로 탈레반 지도부회의가 아프간을 통치할 것”이라며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전체 지도자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프간군 전투기 조종사와 군인들에게 합류를 요청할 것”이라며 인근 국가들은 군인들이 타고 간 군용기를 반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