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산문'' 공개로 청마 유치환 재평가 논란 점화

  • 등록 2007-10-20 오전 10:02:25

    수정 2007-10-20 오전 10:02:25

[노컷뉴스 제공] 청마 유치환의 친일성향이 담긴 산문이 처음 공개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그의 친일 의혹을 놓고 논란을 벌여온 지역 사회와 학계에 적잖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끊임없는 친일 의혹 논란에 휩싸여온 청마 유치환. 지난 2004년 그의 고향인 통영에서 그가 자주 이용했던 '중앙동 우체국'의 명칭을 '청마우체국'으로 변경하려 하면서 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불붙었다.

청마를 친일문인으로 규정하는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명칭 변경이 결국 무산될 만큼 청마를 둘러싼 친일 논란은 지역과 문학계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런 가운데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박태일 교수가 지난 1942년 2월 청마의 친일성향이 담긴 산문 '대동아 전쟁과 문필가의 각오'를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유치환은 이 산문에서 '대동아전쟁의 의의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것이며, 일본의 지반 위에 현란한 문화를 건설하는 것이 예술가의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박 교수는 "청마가 태평양 침략전쟁을 저지른 일본 제국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것이 이 글에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면서 "청마에 대한 기존통념을 깨는 반성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마의 이번 산문을 계기로 시민단체 사이의 논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청마를 친일문인으로 규정해온 단체는 이번 작품에서 유치환의 친일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청마를 기념하는 기념회들을 전면 중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영만 상임고문은 "유치환 시인이 그 당시 자기 생각을 고스란히 드러낸 내용이 짤막한 산문 전체에 모두 담겨있다"면서 "그 내용을 보면 유치환이 골수 친일임을 잘 알수있다"고 말했다.

또 청마에 대한 기념사업과 관련해 "친일한 사람을 위해 기념사업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국민세금으로 지원되는 모든 기념사업이 전면 중지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청마를 지키는 사람들'은 작품에 대한 형식적 잣대만으로 작품을 평가해 섣부르게 반민족행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단체 한 회원은 "작품에 나타난 시어에 대한 형식적인 비평만 한다면 오류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청마는 우리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인이므로 역사 전기적인 측면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뒤늦게 발견된 자료인만큼 믿을 수 없고, 조작된 냄새가 난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라면서 "만약 본인이 썼다 하더라도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청마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들도 차질없이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작품에 대한 예술적 평가가 먼저인지 문인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가 우선인지에 대한 기준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번 친일 산문 공개가 청마 유치환에 대한 재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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