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헤드라인 투자법과 증시 "바닥론"

  • 등록 2002-07-22 오전 8:32:56

    수정 2002-07-22 오전 8:32:56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미국 증시엔 "배런스 효과"라는 게 있다.주말에 배포되는 미국의 주간 투자전문잡지인 배런스에 긍정적인 기사가 실렸을 경우 월요일 주식시장에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물론 부정적인 기사가 실리면 주가는 대부분 떨어진다. 배런스가 22일자(미국 현지시간 기준)로 "미국의 주식시장이 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저평가돼있다"며 "이제는 오를 시점"이라고 보도했다.배런스는 "다행히도 지금 현금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은 정말 좋은 주식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드문 기회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런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뉴욕의 주식시장은 충분히 저가 메릿을 누릴 수 있을 만큼 하락해 있는 게 사실이다.S&P500지수는 지난주 금요일 종가(848포인트) 기준으로 올들어 26% 하락했고 지난 2000년의 최고점인 1527포인트와 비교해선 44% 하락했다. 나스닥은 올들어 32% 하락해 있는 상태이며 지난 2000년 3월의 고점과 비교하면 74% 떨어져 있다.사정이 조금 낫다는 다우지수 역시 올해에만 20%,역사상 최고치였던 1만1723포인트와 비교하면 32%나 하락해 있다. 널리 알려진 연준리 모델에 의하면 현재 미국의 S&P500지수는 30% 저평가돼있다.FED모델은 S&P500기업의 수익률과 10년만기 미 국채금리와의 관계를 이용해 미국의 적정주가수준을 평가하는 모델이다. 보다 복잡한 모델인 "배런 위엔(모건 스탠리의 분석가) 모델"을 적용하더라도 현재의 S&P500지수는 35% 저평가돼있다.배런 모델은 채권수익률과 S&P의 수익률,그리고 주식시장에 대한 2%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안한 모델이다.일부 전문가들은 배런 모델이 기업의 순익전망치를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이를 감안해 기업들의 수익률 성장 전망치를 7%로 낮춰 잡더라도 현재의 S&P지수는 15% 저평가돼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S&P는 올해 순익추정치의 17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또 향후 12개월 순익추정치의 12배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다우지수는 올해 순익추정치의 1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S&P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90년대 초반수준으로 복귀했다. 94년말 S&P는 향후 순익추정치의 12배 수준에서 거래됐다.그러나 당시 채권수익률(10년만기 국채)은 8%였다.현재의 채권수익률은 4.60%다.따라서 S&P의 경우 94년말보다도 더 싼 값으로 거래되고 있다.99년 말 버블이 붕괴하기 바로 3개월전만해도 S&P는 순익추정치의 30배 수준에서 거래됐다. 전문가들도 바닥에 가까웠다는 지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뱅크오브아메리카의 토마스 맥마너스 분석가는 "뉴욕주식시장이 바닥을 쳤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적어도 바닥을 향해 가는 과정인것만큼은 틀림없다"며 "이제는 주식을 싼값에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침체장의 주창자였다가 최근에 강세장으로 입장을 전환한 모건스탠리의 바톤 빅스도 "최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이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바톤 빅스는 "지금 주식시장이 안고 있는 회계스캔들이나 옵션의 비용처리와 같은 문제는 결국 해소될 것"이라며 "이같은 문제들이 80년대초의 초고금리나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보다 심각하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은 항상 과매도와 과매수를 반복한다.현재의 주식시장이 저평가돼있고 주가가 가격메릿을 누릴 수 있는 수준까지 내려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추가 하락의 리스크를 상쇄하는 것은 아니다. CBS마켓워치가 지난 금요일의 폭락장을 마감한 후 온라인으로 진행한 바닥지수대에 대한 조사결과(1만3000여명 응답) 평균 바닥지수대는 다우지수 7000에서 7500선이었다.응답자의 40%는 다우지수 7000선 아래를 바닥으로 보았고 6500선 이하로 내려가야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답한 이들도 30%에 달했다.전문가들과 달리 일반 투자자들은 추가 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흥미있는 것은 경제전문잡지 비즈니스위크도 최근호(29일자)에 "성난 시장(angry market)"이란 제목으로 "울부짖는 큰 곰"의 사진을 실었다는 점이다.지난 79년 비즈니스위크가 "증시의 죽음(the death of equities)"이라는 표지제목으로 기사를 낸 주가가 급반등하며 이후 10년 호황이 시작됐음을 기억하는 투자자라면 이번 비즈니스위크의 표지 제목은 시사하는 바 크다. 한국에도 신문 헤드라인 투자법이라는 게 있다.경제일간지가 아닌 종합일간지의 제목에 주식과 관련한 긍정적인 내용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면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이다.반대로 "증시 폭락,대책마련 절실,망연자실한 투자자"등의 암울한(?)제목이 나오면 그때가 주식을 살 때라는 것이다.배런스효과와는 정반대지만 어쨌든 신문 등 매스미디어에 보도되는 방식을 통해서 주식시장을 평가하는 한 방법론이다. 배런스는 앞서 밝힌 헤드라인 기사에서 시장 전체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와 함께 개별종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GE를 비롯해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AIG그룹,엑손모빌,머크,존슨앤존슨,화이자,로열더치셀,필립모리스 등이 대표적인 저평가종목으로 배런스에 의해 "간택된" 종목들이다.이번 월요일의 미국 주식시장에서 배런스의 기사가 해당종목에 또는 시장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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