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건설사 인수합병(M&A)시장이 안갯속에 빠졌다. 극동·동부·STX건설 등 매물이 줄을 잇고 있지만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등으로 새 주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쌍용건설과 동양건설산업, LIG건설 등이 연이어 매각에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 53위인 STX건설은 이르면 오는 26일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STX건설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2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고 ‘STX칸’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가격은 동양건설산업과 비슷한 100억원대로 추정된다.
STX건설의 모회사인 STX그룹은 구조조정 중으로 주요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은 채권단 공동관리 상태에 있다. STX팬오션은 하림그룹에 팬오션으로 STX에너지는 GS그룹의 GS E&R로 인수됐다.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자율협약 상태다.
시공능력 176위 우림건설도 다음주 중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림건설은 지난 2007년 도급순위 34위까지 오른 중견 건설사로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 탓에 200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이어 2012년 6월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처럼 건설사 매물이 잇따르고 있지만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최근 주택사업이 활황을 띠고 있지만 저가 수주와 유가 하락 등에 따른 해외 사업 부진 등 건설업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공능력순위 22의 삼성엔지니어링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해외 사업 손실 등으로 영업 적자가 1조5000억원에 달하며 건설업계 안팎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 등으로 인한 2017~2018년 주택 공급 과잉 우려도 여전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하는 쪽에서는 주택 경기가 조금이나마 살아난 연내 매각하려고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결국 매각가격이 관건이지만 매수자측에서 비싼 값에는 절대 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 매각 성사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