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생각’만으로 괴물이 된다?… 네이버웹툰 ‘스위트 홈’

‘후레자식’ 김칸비·황영찬 작가 서스펜스공포물
전 세계 ‘괴물화’ 감염, 혼란에 빠진 세상 그려내
고립된 배경 속 극한 공포, 욕망 가지면 괴물로
심장 쫄깃하게 하는 연출 눈길, 금요웹툰 상위권
  • 등록 2019-12-07 오전 6:00:00

    수정 2019-12-07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스위트 홈’


원인 모를 질병에 걸려 전 세계의 모든 인류가 좀비 또는 괴물이 되는 내용의 콘텐츠들은 현재도 상당히 많다. 일본 유명 만화 ‘진격의 거인’의 경우도 어디서부터 유래된 지 모를 거인들에 대항하는 인류의 모습을 그렸다. 영화 ‘부산행’도 일반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내용을 현실 속에 대입함으로써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 같은 주제는 이미 많은 콘텐츠로 다뤄진 만큼 특별히 참신하지는 않다. 같은 장르의 콘텐츠가 많은 만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선 같은 주제 속에서도 남다른 디테일이 중요하다. 네이버웹툰 ‘스위트 홈’은 이 같은 디테일로 승부를 본 작품이다.

기존의 많은 콘텐츠들이 외부 요인으로 인해 좀비화가 진행된 것과 달리 이 웹툰은 감염자의 욕망이 발현되면 괴물로 변화하는, 새로운 발상으로 내용을 이끈다. 주인공에 대한 설정도 흥미롭다.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인 주인공을 내세워 전 세계를 뒤엎은 ‘괴물화’를 통해 세상 밖에도 나가고 싶어하는 변화의 모습을 그렸다. 단순 공포물을 넘어 소년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혼자만을 위해 살았던 주인공이 사람들을 만나고 의지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되는 전개다.

‘스위트 홈’은 무엇보다 미친듯이 공포스러운 전개가 일품이다. 첫화부터 독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연출은 계속 웹툰을 보게 만드는 매력이다. 겁에 질린 주인공을 묘사하는 모습이라든지, ‘얼마나 더 괴기스러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공포스러운 괴물들까지. 괴물 개별로도 각기 다른 특성들을 부여 독자들 입장에서도 앞으로 벌어질 전개에 대해 예상치 못하게 하는 매력도 있다.

이 웹툰의 주인공은 학교에서 있었던 어떤 사건을 계기로 방 안에 처박혀 지내던 고등학생 ‘차현수’다. 갑작스런 사고로 가족까지 모두 잃고 ‘그린 홈’이란 오피스텔의 1410호로 이사를 온다. 계획한 자살 날짜를 확인하며 오직 컴퓨터 앞에서만 시간을 보내던 현수는 어느 날 옆 집 여자가 괴물이 돼 자신의 집을 공격하고, 이에 대항하다 코피를 쏟으며 쓰러진다. 정신을 차린 현수는 인터넷에서 ‘괴물화 현상’을 검색하다 잦은 코피, 환청, 혼절 등 자신이 증상이 괴물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이 과정에서 그린 홈에서 살아남은 이웃들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처음으로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자신 밖에 몰랐던 현수는 어느 새 어린 남매를 구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서는 등 변화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자꾸 들려오는 현수 내면의 목소리다. 현수와 이웃들은 전 세계를 뒤엎은 괴물화가 감염자의 욕망이 발현되는 순간 괴물로 변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층부터 15층까지 나름의 방식으로 괴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린 홈의 사람들은 다시 행복했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스위트 홈’은 쟁쟁한 네이버웹툰 금요웹툰 중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작품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사랑을 받았다. 이 웹툰은 ‘후레자식’으로 소년의 성장 스토리를 그렸던 김칸비·황영찬 작가가 그린 작품이다. 전작에서부터 많은 독자층을 확보한 김·황 작가의 후속작인만큼 연출부터 주제, 전개까지 모두 매끄럽다. 고립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공포를 펜끝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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