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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질병에 걸려 전 세계의 모든 인류가 좀비 또는 괴물이 되는 내용의 콘텐츠들은 현재도 상당히 많다. 일본 유명 만화 ‘진격의 거인’의 경우도 어디서부터 유래된 지 모를 거인들에 대항하는 인류의 모습을 그렸다. 영화 ‘부산행’도 일반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내용을 현실 속에 대입함으로써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 같은 주제는 이미 많은 콘텐츠로 다뤄진 만큼 특별히 참신하지는 않다. 같은 장르의 콘텐츠가 많은 만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선 같은 주제 속에서도 남다른 디테일이 중요하다. 네이버웹툰 ‘스위트 홈’은 이 같은 디테일로 승부를 본 작품이다.
‘스위트 홈’은 무엇보다 미친듯이 공포스러운 전개가 일품이다. 첫화부터 독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연출은 계속 웹툰을 보게 만드는 매력이다. 겁에 질린 주인공을 묘사하는 모습이라든지, ‘얼마나 더 괴기스러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공포스러운 괴물들까지. 괴물 개별로도 각기 다른 특성들을 부여 독자들 입장에서도 앞으로 벌어질 전개에 대해 예상치 못하게 하는 매력도 있다.
이 웹툰의 주인공은 학교에서 있었던 어떤 사건을 계기로 방 안에 처박혀 지내던 고등학생 ‘차현수’다. 갑작스런 사고로 가족까지 모두 잃고 ‘그린 홈’이란 오피스텔의 1410호로 이사를 온다. 계획한 자살 날짜를 확인하며 오직 컴퓨터 앞에서만 시간을 보내던 현수는 어느 날 옆 집 여자가 괴물이 돼 자신의 집을 공격하고, 이에 대항하다 코피를 쏟으며 쓰러진다. 정신을 차린 현수는 인터넷에서 ‘괴물화 현상’을 검색하다 잦은 코피, 환청, 혼절 등 자신이 증상이 괴물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이 과정에서 그린 홈에서 살아남은 이웃들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처음으로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자신 밖에 몰랐던 현수는 어느 새 어린 남매를 구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서는 등 변화하기 시작한다.
‘스위트 홈’은 쟁쟁한 네이버웹툰 금요웹툰 중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작품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사랑을 받았다. 이 웹툰은 ‘후레자식’으로 소년의 성장 스토리를 그렸던 김칸비·황영찬 작가가 그린 작품이다. 전작에서부터 많은 독자층을 확보한 김·황 작가의 후속작인만큼 연출부터 주제, 전개까지 모두 매끄럽다. 고립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공포를 펜끝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