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LG, 한솔 포기후의 움직임

  • 등록 2000-06-11 오후 3:04:30

    수정 2000-06-11 오후 3:04:30

한솔 엠닷컴을 끝내 한국통신이 가져가는 것을 구경해야 하는 LG의 심정은 어떨까. LG가 최근 두가지 악재로 고심하고 있다. 하나는 LG전자와 정보통신의 합병에 구본무 회장등이 내부자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하나는 PCS 3자중 하나인 한솔엠닷컴을 경쟁자인 한국통신에 빼앗긴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LG가 위기에 봉착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모든 정황을 종합해보면 사실은 이같은 현상과는 정반대라 할 수 있다. 올해초부터 한솔을 놓고 한국통신과 피말리는 경쟁을 벌인 LG는 현재 한통-한솔간의 빅딜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도 별다른 내색이 없다. 이는 LG가 그간의 협상과정에서 수미일관 한솔 인수에 과욕을 부리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과 무관치 않다. 조단위 자금이 소요되는 매입을 무리하게 성사시켰다가 오히려 자금난을 겪거나 미래 사업을 진출하는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확고했던 것같다. 특히 최근처럼 금융시장이 한치 앞을 알수 없을 정도로 취약성이 크진 상황에서 무리한 자금 투여는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때문에 이번 한통의 한솔 인수에 대해 LG가 "물을 먹었다"는 부정적 평가보다는 "과욕을 피했다"는 지적이 보다 사실에 가깝다고 봐야할 듯하다.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양보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인수 협상동안에는 한통에 대해 민영화되어야 할 공기업이 거꾸로 민간기업을 인수한다며 반발했지만 막상 인수가 기정사실화되자 전혀 목소리를 세우지 않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구본무 회장 등 대주주들의 내부자거래 의혹도 큰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의 재벌정책에 정통한 재계의 한 관계자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이 관계자는 "최근 LG 대주주의 지분 변동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하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현대나 삼성 등과는 입장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LG는 정부의 재벌 지배구조 개선의 요구가 갈수록 강해질 것으로 판단, 차제에 지배구조를 대주주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면서도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LG가 증권시장의 참여자들에게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 8일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장이 직접 증권거래소를 방문, 출입기자들에게 전자/정보통신의 합병 내용을 상세히 알린 것도 그간의 실수에 대한 반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심기일전하며 이보 전진을 꿈꾸는 LG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재계 관계자의 말대로 정부와 LG간 원만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향후 LG에게 새로운 기회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한솔을 놓친데 대한 보상으로 IMT-2000 사업권, 하나로 통신, 파워콤 인수 등을 거론할 수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은 이미 사업자를 3개정도로 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 LG는 사업권 경쟁에서 여유를 보이고 있다. 하나로 통신의 경우도 LG의 관심사다. LG의 지분은 13.8%로 가장 높고 그룹에서 분가한 LG화재가 3월말부터 지분을 대량 매집해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16.7%가 된다. 하나로 통신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 대우증권이 보유한 지분 4..6%가 조만간 시장에 나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자금난을 겪었던 현대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하나로 하나로 통신 6.6%(온세통신 포함하면 8%)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LG는 특히 지난해 현대전자에 LG반도체를 매각하면서 매각대금 1조원을 오는 6월30일부터 2천억원씩 6개월에 걸쳐 돌려 받을 예정이다. 발행한 어음을 현금 지불하는 형식이지만 현대그룹의 유동성을 생각하면 그중 일부를 하나로통신 주식과 바꿀 가능성이 있다. LG는 이와 함께 파워콤에 대한 인수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LG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하나로통신을 통해 파워콤을 인수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파워콤은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기간통신 사업자만을 대상으로 전용회선 임대와 종합 유선방송의 케이블TV 전송망 사업을 벌이는 업체다. 일단 파워콤의 민영화가 일단 연말로 늦춰져 인수전이 수면밑으로 가라앉았지만 LG의 관심을 갈수록 커져갈 전망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상회담길에 구본무 회장이 수행 명단에 포함된 것도 LG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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