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증상 반복땐 치매로 가는 길인지 꼭 점검을

치매는 불치병 아닌 '조기발견이 중요'
  • 등록 2014-09-11 오전 5:21:46

    수정 2014-09-12 오전 8:49:4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가스 불 끄는걸 자꾸 잊어요!’, ‘늘 다니던 길을 자주 잊어버려요’ 등의 증상이 여러 번 반복되면 혹시 ‘치매’가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된다. 치매는 중년 이후가 되면 누구나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지만 막상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이들은 드물다. 오는 2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치매의 날’을 맞아 홍형기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의 도움말로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

◇치매 조기 검진으로 예방

일반인들이 치매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자신의 이름도, 가족들도 알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되고 한번 치매가 시작되면 절대로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그러나 치매는 환자가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을 뿐, 실제로는 수년간에 걸쳐 천천히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최근 들어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이 속속 밝혀지고 있고 많은 연구를 통해 치매 치료는 물론 치매를 조기에 인지할 수 있는 여러 진단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기 발견한다면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한 검사만으로도 치매 진단이 가능해 진 것 역시 최근 경향이다.

홍형기 과장은 “치매가 의심된다면 우선 치매 선별 검사(MMSE)라는 간단한 문답형 검사를 통해 1차적으로 파악이 가능하고 신경인지기능검사(SNSB)를 통하면 좀 더 정확한 구분이 가능하다 ”고 말한다.

이는 전문검사자와 함께 지능검사를 하듯 진행하는 방식으로 나이나 학력, 인지기능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나 가능한 검사이다. 또한 이는 초기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단계 역시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치매 조기검진이 가능한 검사이다. 물론 이 보다도 전 단계에서 치매 발생 가능성을 알고 싶다면 양전자 방사 단층(PET) 사진촬영을 통해 뇌 속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독소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를 찾아낸다거나 혈액검사를 통한 혈액지표를 통해 치매를 미리 예견할 수 있다.

◇잦은 건망증도 조기 치매 검진 필요해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듯 자연히 기억력도 조금씩은 감퇴하게 마련이다. 치매 역시 다른 질환처럼 초기에 경미한 증상을 시작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다만 초기에는 그 증상이 매우 경미하고 아주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 없는 것이다. 지갑이나 열쇠, 전화번호를 잊어버리는 일, 익숙한 길을 찾지 못하는 일 등은 나이가 들면서 흔히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때로 ‘치매로 가고 있다’는 마지막 경고일 수도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기억장애의 새로운 범주인 경도인지장애에 주목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란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억력을 비롯해 행동 및 인지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정상적인 노화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중간 상태, 즉 알츠하이머 치매로의 이행단계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무언가를 잊어버릴 때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부모님 이런 증상, 지나치지 마세요

△우울증세가 보인다 = 노인성 우울증은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분명 치매와는 다른 질병이다. 그러나 때론 이런 우울증이 방치되면 실제로 치매로 발전하기도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VA의학센터와 캘리포니아대 연구진들은 우울증이 심할수록 인지 손상의 위험도가 커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65세 이상 노인 220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증상을 조사하고 6년 후 인지 손상 정도를 측정한 결과 실제로 우울증을 앓았던 노인들이 인지 손상 정도가 더 심했다는 것이다.

홍 과장은 “노년기의 우울증은 치매로 혼동되거나 서로 동반 악화시킬 수 있다. 때문에 치매의 예방뿐 아니라 치료에 있어 우울증 치료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치매 환자의 30~40% 정도가 우울증 증세를 함께 보이는데 이 경우에는 활동 장애나 지적 장애가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 때에도 치매 치료와 함께 우울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흔히 치매는 인지 장애이고 우울증은 기분 장애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질병이라고 인식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치매와 노인성 우울증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가분의 관계임을 강조한다.

△갑자기 몸무게가 줄었다 = 나이가 들면서 원인 없이 갑자기 몸무게가 주는 것 역시 몸의 이상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시카고대학 러시메디컬 센터 연구팀이 평균 연령 75세의 로마 카톨릭 성직자 820명을 대상으로 최대 10년간 연구를 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가장 많이 떨어진 대상자들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BMI가 계속 하락한 사람들은 BMI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사람들에 비해 이후 알츠하이머가 걸릴 위험이 35% 높았다고 한다.

연구팀들은 이는 알츠하이머 발병이 기억과 관련된 뇌부위 뿐만 아니라 음식물 섭취와 신진대사와 관련된 뇌 부위의 손상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란병원 신경과 한 전문의가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에게 신경인지기능검사(SNSB)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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