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F2015]성시연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상의 편견을 깼다"

여성에게 금단의 영역이었던 '지휘'를 향한 도전
실력 하나로 보스턴심포니 첫 여성 부지휘자 역임
  • 등록 2015-10-12 오전 2:55:00

    수정 2015-10-12 오전 2:55:00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서로 다른 음악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그 수만큼 다양한 악기로 하모니를 이뤄 오케스트라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이 지휘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쌓아올린 실력으로 여성은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이 적은 서양에서도 지휘는 여성에게 금단의 영역이었다. 오는 20일 세빛섬에서 열리는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 성공세션에 서는 성시연(39) 지휘자는 금단의 영역을 깨고 134년 전통을 가진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첫 여성 부지휘자를 역임했다. 지휘를 도전하고 7년 만이자 그녀의 나이 31살에 일이었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 최초로 국공립 오케스트라(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에 올랐다.

△성시연 지휘자. 사진=경기필하모닉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에 성공을 거둔 성시연 지휘자를 ‘천재’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성시연 지휘자는 재능이 아닌 노력으로 자신의 꿈을 이뤘다고 말한다. “하루 2시간씩 자고 일어나서 공부하기를 3년을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이루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없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고통을 참아냈다.”

그녀는 1976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5살 동네 피아노학원에서였다. 친구가 다니던 피아노학원을 갔다가 집에 온 어린 성시연 지휘자는 부모님에게 자신도 피아노학원을 다니게 해달라고 졸랐다. 그렇게 그녀와 음악의 인연은 시작됐다. 1994년 서울예술고를 졸업한 후 스위스 취리히대 피아노학과를 입학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피아니스트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지휘자의 길은 불운과 함께 찾아왔다.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 무리한 연습일정을 소화하던 중 결국 오른손에 탈이 나고 말았다. 1년 동안 피아노에 손을 뗐다. 여행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럴수록 꿈과는 점점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녀를 다잡아 준 건 담당교수였던 지휘자 로프 로이터였다. 로프 로이터는 그녀에게 “외골수적으로 피아노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방면으로 눈을 돌리라”는 충고와 함께 지휘를 권했다. 그녀의 나이 25살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만류했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고 했다. 곧 결혼 적령기인 여자이기에 더욱이 힘들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못해도 70~80년에 다다르는 인생에 3~4년 투자는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독일의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의 공연실황 영상에 마음을 빼앗겼다. 죽기 전에 꼭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2001년 베를린 한스아이슬러음대 지휘과에 입학한 그녀는 2003년 졸링엔 여성지휘자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른 후 2006년 졸업과 함께 세계 최대 지휘 콩쿠르인 게오르그솔티 콩쿠르에서 1위의 영예를 얻었다.

그 후 지휘자로서 그녀의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스웨덴에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러 갔는데 호른을 맡은 연주자가 내 지시에 ‘No(안돼)’라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안을 준 일이 있었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 연주자였는데 동양인 여성이 자신에게 지시를 내린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모양이다. 결국 따로 불러 상황을 설명한 뒤에야 지시에 따른 연주를 해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어느 정도 지휘자로서 입지를 다진 그녀는 이제 지휘자가 아닌 청년 성시연으로 제2의 꿈을 찾고 있다.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 날들에 아쉬움이 하나 있다면 내 인생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연애도 해보고 싶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싶다. 그러면서 음악을 놓고 싶지는 않다. 아무래도 욕심이 하나 더 는 것 같다”고 성 지휘자는 웃음을 보였다.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 참가신청

세계여성경제포럼 참가 신청은 세계여성경제포럼 홈페이지(www.wwef.or.kr) 또는 사무국(02-3772-0375)을 통해 할 수 있다. 일반 참가비는 10만원, 대학(원)생은 5만원.

2015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세부 스케쥴.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 '57세'의 우아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