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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검토란 의료제품 품목허가를 받으려는 주체가 승인 등에 필요한 자료에 대해 미리 식약처장에게 검토를 받는 것을 말한다. 통상 업체가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식이다. 품목허가 전 보완 내용을 미리 알고 허가 신청 전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전검토 결과 ‘적합’으로 판명된 경우 품목허가 신청 시 이 부분이 반영된다.
비보존제약이 신청한 사전검토 심사의 소요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안 품목허가 신청은 다소 빠듯한 목표가 될 전망이다. 비보존제약은 현재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와 ‘기준 및 시험방법에 관한 자료’ 두 가지에 대한 심사를 받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안전성·유효성 자료 심사 기간은 60일, 기준 및 시험방법 자료 심사 기간은 45일 소요된다. 두 자료에 대한 심사는 별도 민원으로 접수, 각각 따로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검토 결과가 나오는 시점은 올해 말이나 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가 사전검토 결과 수령 후 곧바로 품목허가를 진행한다고 해도, 결과가 나오는 시점은 내년이나 돼야 한다. 통상 식약처는 품목허가 접수 시 ‘안전성 제출자료 검토 필요 품목’의 경우 처리기한을 70일, ‘기준 및 시험방법 검토 필요 품목’은 55일로 두고 있다. 올해 안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해도, 연내 결과를 확인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보존제약은 앞서 지난 2월 주주들에게 ‘연내 품목허가 획득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보존제약은 현재 자본잠식에 빠진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로, 적자가 쌓이면서 기업이 원래 갖고 있던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비보존제약 자본총계는 1058억원, 자본금은 1170억원이다. 올해 상반기도 자본총계 1087억원, 자본금 1205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영업적자를 탈피하기 위해 비보존제약은 화장품 사업, 광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거 정리하고 제약 사업에 주력하는 등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 영업손실 50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한 뒤 2018년 129억원, 2019년 19.7억원, 2020년 79억원, 2021년 176억원, 지난해 135억원으로 6년 연속 적자 상태다.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프로파세타몰을 주 성분으로 하는 주사제는 영진약품(003520)의 ‘데노간’, 신풍제약(019170) ‘파세타’, 동광제약 ‘파노간’이 있으며 지난해 이들 매출은 약 90억원이다. 케토롤락의 경우 한국엘러간의 ‘아큐베일’을 포함해 명문제약(017180) ‘케토신’, 하나제약(293480) ‘케로민’, 대우제약 ‘케토락’ 등 14개 제품이 있고 전체 매출은 65억원 수준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주 성분으로 하는 파라세타몰카비 주사제는 지난해 매출 23억원을 거뒀다.
이들 비마약성 진통제의 지난해 전체 매출 규모는 약 178억원이다. 비보존제약의 오피란제린은 이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기존 마약성 진통제의 보조제로 쓰이는 18가지 비마약성 진통제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파이를 조금이라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파라세타몰카비 뿐 아니라 프로파, 아세트펜프리믹스 등 20여개 품목에서 318억원 매출이 발생했다”며 “이 성분을 포함한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857.7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