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 등 백화점 3사의 9월 매출은 지난해 9월보다 0.3% 감소해 올들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과 올해 9월 둘 다 추석이 있었으므로 감소세에 더 의미가 있다.
백화점 매출은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속에도 지난 1월부터 매월 최소 5.5% 이상의 고성장세를 타왔다. 백화점들이 고소득층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바꾼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환율 상승에 따라 국내로 발길을 돌린 해외 수요도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매출 증가의 주역은 명품이었다. 명품 매출은 지난 3월 이후 줄곧 20%가 넘는 신장세를 탔고, 5월 39.1%를 고점으로 지난 8월에도 38.7%의 증가세를 보이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9월 들어서면서 이런 상황에도 변화가 생겼다.
중산층 이하가 찾는 대형마트의 사정은 백화점보다 더 좋지 않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9월 매출은 3개월만에 재차 감소세로 전환했다. 감소율은 9.2%에 달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 매출이 감소했다. 가전·문화 제품은 전년동월보다 12.4%, 의류는 19% 격감했다. 잡화도 13.5%로 감소, 10% 넘게 줄어들었다. 식품 역시 8.2% 감소, 먹거리까지 대폭 줄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도 잦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구매건수는 9.1% 줄고, 백화점도 2.9% 감소했다. 구매단가의 경우 대형마트는 4만9512원으로 0.1% 낮아지고, 백화점은 2.7% 많은 7만8065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물가가 5% 넘게 치솟은 것을 생각하면 구매한 물건은 사실상 줄어들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경기 하강에 따른 소비 둔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명목매출 증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려져 있던 소비둔화 현상이 현실화되는 국면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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