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만난 중국인 유학생들 "중국말 쓰면 눈치 줘 힘들어요"

박원순 시장, 서울시립대 중국인 유학생들과 만남
"우한폐렴 표현 자제했으면"…韓지원엔 감사 표시
"마스크 두 박스에 8만원…가격 제한은 못하나요"
  • 등록 2020-02-04 오후 5:09:21

    수정 2020-02-04 오후 9:29:0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친구가 마스크 두 박스를 사는데 8만원이나 줬습니다. 혹시 가격을 제한할 수 없는 건가요. 불량 제품인 마스크는 유통을 금지시켰으면 합니다.”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서울시립대 중국인 유학생들은 최근 마스크 가격 폭등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박 시장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우한폐렴) 확산방지를 위해 서울시립대를 방문해 중국인 유학생 1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참석했으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했다.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 생활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관련 중국인 유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양지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유학생 중 일부는 최근 마스크 값이 폭등했다면서 정부가 가격 제한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A학생은 “일주일전 마스크 50개를 주문했는데, 어제 취소 문자가 와서 화가 났다”면서 마스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B학생은 최근 마스크 값 상승으로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면서 “가격 제한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또 불량 마스크는 유통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국내 123개 제조사의 마스크는 안전하다. 유통단계의 매점매석은 단속을 해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는 분량을 확보해 놨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탈 때 혹시 마스크를 못 가져왔으면 역무실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버스에서도 운전석 옆에 마스크를 비치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고가 없는 문제는 가능하면 생산이 원활히 돼서 일반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내에선 걱정할 게 없겠지만, 중국은 감염자가 많이 늘어서 많이 필요할텐데, 한국에서 재고가 충분하면 중국 자매도시에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유학생들은 중국인 혐오 정서에 대해서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C학생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탄 후 말(중국어)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눈치를 준다”며 “그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 눈치를 줘서 힘들다”고 말했다. D학생도 “한국인이 중국인보다 상대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이 퍼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를 우한폐렴으로 부르는 데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E학생은 “최근 한국 언론에서 우한폐렴이라고 부르는데, 신종 코로나라는 이름이 있다”면서 “지역명을 넣어 부르면 부정적인 인식으로 발병 지역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에 박 시장은 “정부는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부르고 있다”며 “특정지역을 지정하면 낙인효과도 있고 중국인을 싫어하는 분위기가 없잖아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이어 “어느 지역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타깃이 돼 공격을 받으면 안 된다”며 “바이러스가 인종적 편견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학생들은 중국에 마스크를 보내 준 한국에 고마움도 전했다. 한 유학생은 “서울시장이 직접 학교를 찾아 유학생의 한 명으로 감사하다”며 “중국과 전 세계가 모두 어려운 시기인데, 한국과 일본이 중국에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 모두가 이 시기를 잘 견디고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