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파트너, KT냐, LG유플이냐..새해 OTT 춘추전국 시대

마블, 픽사로 무장한 디즈니+, 통신3사 접촉중
LG전자 TV 선탑재 제안..통신3사 줄세워
한국 콘텐츠 부족한 디즈니+..넷플과 달라
전열 가다듬는 웨이브, 티빙, 왓챠..11번가 제휴, 일본 진출, 인재영입도
  • 등록 2020-12-28 오후 5:36:30

    수정 2020-12-28 오후 9:50:4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디즈니+’가 한국에 온다. 모바일 앱뿐 아니라 IPTV에 탑재하기 위해 통신3사와 접촉 중이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 지상파 방송 등과도 접촉해 콘텐츠 확보에도 공들이고 있다.

디즈니+의 영향력에 대한 시각차는 크다. 저렴한 가격에 마블, 스타워즈, 픽사 등 막강한 콘텐츠 덕분에 넷플릭스보다 강력할 것이란 평도 있고, 로컬 콘텐츠가 부족해 넷플릭스 가입자를 빼앗을 뿐 웨이브·티빙·왓챠 같은 토종 OTT 시장과는 차이가 난다는 의견도 있다.

확실한 점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까지 상륙하면서 국내 OTT 시장은 2~3년간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다는 점이다.

LG전자 TV 선탑재 제안..통신3사 줄세운다

디즈니+는 출시된 지 1년 정도 밖에 안됐지만, 넷플릭스(15.99달러)보다 저렴한 가격(6.99달러)에 마블 등 압도적인 콘텐츠 덕분에 8680만 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는 1억9500만 명이다.

통신사들은 디즈니가 국내에 별도 법인을 세워 사업하면서 IPTV나 모바일에 제공해 왔던 디즈니 콘텐츠를 빼고 디즈니+를 통해 독점 유통하려 한다고 촉각을 곤두세운다. 넷플릭스가 국내에 들어올 때는 한국에 없던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델이었지만, 디즈니+는 있는 걸 빼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통신3사 모두 디즈니와 협상중인데 최근 LG유플러스가 LG전자의 스마트TV에 핫키와 앱 선탑재를 제안하는 등 공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법인 설립과 통신사 제휴, 한국 드라마 제작사 등과의 협상 등을 감안하면 공식 런칭은 내년 하반기쯤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디즈니+는 1위 제휴 전략을 써서 유료방송 1위인 KT가 파트너로 유력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LG유플러스·SK텔레콤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넷플릭스 트래픽의 70% 정도가 TV에서 나오는 만큼 디즈니 입장에서도 빠른 확산을 위해서는 IPTV 제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즈니+


◇한국 드라마 부족한 디즈니+..전열 가다듬는 웨이브·티빙·왓챠


디즈니+의 약점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를 보는 한국인들은 60% 정도는 외국 콘텐츠를, 40% 정도는 한국콘텐츠를 소비하는데, 디즈니+는 한국 콘텐츠 확보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없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드라마 제작사나 지상파를 돌면서 콘텐츠 수급에 나서고 있지만 지상파가 지분투자한 웨이브나 CJ가 투자한 티빙 등 독점으로 묶여 복잡한 상황”이라며 “디즈니가 1년에 3000억원 정도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는 넷플릭스처럼 돈을 쓰지 않는 이상 로컬 콘텐츠 경쟁력은 차이가 날 것”이라고 평했다.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투자 덕분에 네이버 웹툰 원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지난 22일 기준 한국 포함 세계 11국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OTT들은 디즈니가 상륙해 미디어 시장 파이를 키울 수도 있다고 기대하면서도 제작 생태계 전반이 종속되지 않도록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펜트하우스, 닥터 프리즈너, 놀면 뭐하니 같은 한국 콘텐츠들의 가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쿠팡플레이에 대응하기 위해)11번가 등과 협업하는 것도 논의중”이라고 했다. 박태환 왓챠 대표는 “왓챠는 디즈니+와 달리 최대한 롱테일하게 콘텐츠를 갖춘 뒤 취향 추천으로 승부하고 있다”면서 “왓챠 재팬은 내년에 일본 현지에서 투자받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티빙 역시 지난 10월 1일 CJ ENM과 법인 분리이후 네이버 출신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잇따라 영입하면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CTO에 조성철 전 네이버 동영상 클라우드 개발담당을 영입했고, CPO에 협업툴 ‘라인웍스’의 제품개발을 맡았던 이우철 프로덕트 매니저를 영입한 것이다. CJ 관계자는 “시스템과 고객서비스 경쟁력 향상을 위해 최근 조성철 CTO, 이우철 CPO를 영입했다”면서 “두 분을 중심으로 네이버와의 협력이 더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티빙 성장을 위한 인재 유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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