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매매업계는 현대차와 기아의 1년 유예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었지만 완성차와 렌터카업체 등 대기업 진출에 따른 일자리 보존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단식 등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롯데와 SK렌터카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고차시장 진출을 시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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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완성차와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전날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판매(매매)업 진출과 관련해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열고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의 시장 진출을 1년 유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중고차 판매대수도 2년간 제한하고 매입 역시도 인증중고차로 판매하는 매물 외에는 경매를 통해 중고차 매매업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심의회의 결정은 권고 사항이지만 구속력이 있다.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을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현대차와 기아는 심의회의 결정 직후 입장문을 내고 “고품질의 중고차와 투명하고 객관적인 거래환경을 기대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권고 내용을 충실히 수행하기로 했다”며 심의회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고차시장 진출 가장 적극적인 롯데렌터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건 롯데렌탈(089860)의 롯데렌터카다. 롯데렌터카는 기존 렌터카 계약이 만료된 차량에 한해 기업대기업(B2B) 거래 형식으로 중고차 판매 사업을 영위했다. 여기에다 롯데렌터카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인증중고차사업까지 진출해 기업대고객(B2C) 거래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SK렌터카도 “아직 내부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같은 방식으로 중고차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중고차업계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시장 진출 1년 유예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진출에 따른 매매업자들의 일자리 보존과 창출 대책 마련을 위한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일 전망이다. 앞서 중고차 양대 조합 중 하나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전날부터 집행부가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시장에 진출하는 이상 1년이든 3년이든 유예 결정은 의미가 없다”며 “연합회 추산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시장에 진출할 경우 중고차 매매업자들의 50%는 사업을 그만둬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생기금 마련을 통한 이들의 취업 교육 등과 같은 일자리 대안이 전혀 담겨 있지 않은 이상 투쟁 수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유예 기간을 통해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