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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현재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이 대부분 투자 중심으로만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는 문화 측면으로 접근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외부 기업들과 연합해 NFT와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의 대중화를 꾀하고 싶어요.”
MCN 회사가 NFT 사업을?…문화적 접근 꾀해
9일 서울시 용산구 샌드박스네트워크(이하 샌드박스) 사무실에서 만난 한장겸 웹3 사업 총괄 부사장은 “올 상반기에 이용자들이 NFT를 함께 발행해보고 즐기는 방식의 ‘커뮤니티형’ NFT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샌드박스는 도티, 유병재, 함연지, 슈카, 승우아빠 등의 유명 크리에이터가 소속된 국내 최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회사다.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콘텐츠를 지원하는 만큼, 높은 지식재산(IP) 파워와 팬덤을 확보한 곳이다.
크리에이터와 1인 방송 지원 중심이었던 샌드박스는 올해부터 신사업으로 NFT 비즈니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카카오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프로필 사진형(PFP) NFT ‘메타 토이 드래곤즈’(캐릭터) 9000개를 출시, 전량 판매에 성공하며 긍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한 부사장은 “‘메타 토이 드래곤즈’ 민팅 당시 대표 크리에이터 ‘도티’님에 대한 영향력을 적극 활용했고, 초창기만 해도 NFT 사기도 많았던 만큼 ‘없어질 수 없는 기업’이라는 신뢰성을 강조했다”며 “또 민팅 성공 이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밝혔던 곳이 없었는데, 우리는 이미 실행 중인 프로젝트를 강조하며 또 한 번 신뢰성을 내세웠다. 이것이 시장에서 먹혔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부사장은 “당장 올 상반기 집중하고 있는 건 보다 접근이 쉬운 NFT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커뮤니티를 통해 이용자들을 모으고, 이곳에서 NFT를 같이 발행하고 놀면서 문화적으로 NFT의 대중화를 이끄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도 우리 크리에이터들이 1인 방송 중 NFT를 재밌게 갖고 노는 모습을 보여주며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를 꾀할 것”이라며 “NFT를 발행하는 재미로 시작해 탈중앙화된 구조를 직접 느끼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부 기업들과의 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와 보라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하고 있듯,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마케팅 등의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한 부사장은 “IT와 가깝지 않은 (보수적인 문화의) 대기업들의 협업 요청이 최근 많다”며 “의사결정 구조가 느린 대기업들이 단독으로 NFT 시장에 들어오긴 힘든만큼 샌드박스를 통해 ‘테스트베드’ 형식으로 접근하려는 곳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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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E 게임 출시도 본격화한다. 지난달 ‘메타 토이 드래곤즈 더 게임’, ‘메타 토이 시티’ 등 2종의 P2E 게임을 공개한 바 있다.
샌드박스 P2E 게임의 1차 목표는 아시아 시장 정착이다. 한 부사장은 “우선은 동남아, 대만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1차적인 목표는 하루 이용자 1만명 유지로, 구글스토어 기준 50~100위권 안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용자 유지가 중요한만큼 출시 후 6개월내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유치시켜야 한다”며 “현재 P2E 시장이 잘 형성돼 있고, 우리 게임이 RPG 장르여서 시장의 흐름을 타지도 않아 진입이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샌드박스는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대중적인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그는 “올 하반기 크리에이터들과 메타버스 공간에서 파티를 하는 이벤트 2개 정도를 예정하고 있다”며 “‘더 샌드박스’ 랜드 144개를 확보해 이곳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두되는 NFT 거품론, 그리고 P2E 게임의 국내 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NFT 거품론’에 대해선 “거품은 아니다. NFT는 이제 시작”이라며 “기술 이해도가 높아질 수록 소비자 성향도 더 발전하는 것이고, 좋은 프로젝트가 나오면 사람들은 또 몰리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P2E 규제에 대해서도 “국내법상 ‘불법’으로 낙인 찍힌 것이 너무 뼈 아프다. 일단 막아놓고 시장 영향에 대해 연구하겠다는 것인데, 이중적이면서 애매하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크니 정상적으로 사업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