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갤럭시 버즈의 차기 제품부터 무선 이어폰에 음성명령어 발화를 통한 음성 호출 기능 탑재를 추진 중이다. 갤럭시 버즈 플러스를 포함한 현재 제품에는 음성 명령을 통한 호출 기능이 없다. 애플 에어팟2에서 ‘시리야’로 말을 걸어 노래를 바꾸고 전화를 걸 수 있는 것과 다르다.
이에 따라 삼성도 차기 ‘갤럭시 버즈’에 음성호출 기능 탑재를 추진해왔고, 삼성 ‘하이빅스비’뿐 아니라 SK텔레콤 ‘아리아’, 카카오 ‘헤이 카카오’ 등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3사가 함께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당장 9월에 출시될 차기 제품부터 3사 호출명령어가 구현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우나, 삼성·SK텔레콤·카카오간 AI 초협력의 하나로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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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0’에서 삼성전자, 카카오와 함께 AI 초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3사는 △AI 공동 스피커(아리아·빅스비·카카오 등 뭐라 불러도 모두 인식하는 스피커)와 △갤럭시 버즈 차기작(가칭 갤럭시 버즈X)에 들어가는 AI 공동 개발 △사회 안전망에 AI 활용 협력 △의료 데이터의 AI 관리 및 연구개발(R&D) 등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혈맹’을 맺기도 했다.
눈에 띄는 점은 AI 공동 스피커와 버즈에 들어가는 AI다. 지금은 T맵에서 길찾기를 하려면 ‘아리아(SK텔레콤)’를, 삼성이나 카카오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려면 ‘하이빅스비’나 ‘헤이카카오’를 불러야 했지만, 앞으로는 어떤 명령어를 불러도 AI가 알아서 작동한다. 여러 명의 비서가 마치 한 명처럼 움직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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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스·서비스(통신·모바일 플랫폼) 1위 업체 제휴
삼성·SK텔레콤·카카오간 AI 동맹은 디바이스 1위, 통신 1위, 모바일 플랫폼 1위 기업 간 제휴라는 점에서 관심이다. AI 공동 스피커, 버즈에 3사 AI 적용뿐 아니라 법제도 틀 내에서의 데이터 공유, 공동 기술 개발도 추진된다. 당장은 아니나, 카카오의 카카오톡에 AI 기능이 접목돼 집 안의 사물인터넷기기들까지 연동된다면 디지털 홈 시장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기업 간 AI 동맹은 미국 아마존, 구글, MS 등이 AI 협력을 확대하는 와중에 나온 생존전략”이라며 “워낙 3사의 비즈니스 도메인이 달라 시간이 걸리지만 5개월째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버즈에 빅스비 호출기능이 들어 있지 않아 다음번 제품에 넣을 예정”이라면서도, SK텔레콤·카카오와의 AI 협력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게 공식 멘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