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8시경에는 잠시 ‘문재인 내려와’와 ‘문재인 힘내세요’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로 보였지만, 21일 2시~4시까지 네티즌들이 밀었던 ‘소급반대 20만명 국회청원’이 실검 상위에 오르지 못했다.
네이버가 모바일 메인에서 급상승 검색어를 빼고 내 관심사에 따라 선택해 보는 나만의 차트로 개편하면서 로그인 기반으로 실검 정책을 가져간 뒤 실검의 여론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이다.
나만의 차트로 개편하면서 국민이 급상승 검색어를 보려면 5개의 주제 옵션, 6개 연령대옵션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 메인 화면에서 쉽게 보았던 실검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것이다. 급상승 검색어의 전체 옵션 가지 수가 1만 개 이상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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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실검 전쟁, 불법 아냐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수 네티즌의 여론 왜곡이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원하는 키워드를 검색창에 입력해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집회·결사·표현의 자유 같은 헌법적 가치로 보호되는 것은 물론, 형법에서 금지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사람이 해야 하는 반복 작업을 대신해 주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포털의 업무를 방해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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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돌리면 형법상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은 통과 안 돼
하지만 네티즌들이 매크로를 돌려서 실검 전쟁에 나서면 드루킹처럼 형법상 업무방해로 처벌받을 수 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매크로를 돌려서 실검 전쟁에 나서면 네이버 등 정보시스템 운영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처벌받는다”면서 “네이버가 실검 정책을 로그인 기반으로 바꿨고, 4.15 총선이후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네티즌들의 실검 전쟁은 자기 실명 기반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20대 국회 막판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에 매크로를 금지하는 조항을 넣으려 했으나, 형법과 이중규제에다 법안의 추상성에 대한 논란으로 빠졌다. 여야는 △부당한 목적으로 매크로 사용 금지 △타인 개인정보를 이용한 정보통신서비스 조작 금지 등을 담으려 했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부당한 목적, 이용자로부터 조작 등의 정의가 불분명하고 추상적이어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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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네이버는 23일부터 모바일부터 뉴스 검색 결과를 기사를 생산한 언론사 출처를 강조하는 쪽으로 바꾼다. 지금은 ‘날씨’를 검색하면 ‘2시간 전 이데일리’ 이렇게 나오지만, 앞으로는 ‘이데일리(로고도 노출) 2시간 전’의 순으로 바뀐다.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명이 콘텐츠 최상단 제일 앞쪽에 위치하게 되고, 출처 영역을 클릭하면 언론사 홈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네이버는 “UGC(일반인이 만든 콘텐츠) 검색의 정보 생산자를 강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뉴스 검색에서도 데이터의 출처를 명확히 전달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