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2년 2개월 만에 애플을 제치고 미국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탈환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에서 큰 성장을 이뤄내면서 투자심리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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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MS는 시가총액 2조8872억달러(약 3800조원)로 시총 1위에 등극했다. 애플은 2조8747억달러로 MS에 왕좌를 뺏겼다. MS가 뉴욕증시 시총 1위에 자리에 복귀한 건 지난 2021년 11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AI 기술력이 두 회사의 희비를 갈랐다. 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대 투자자로 생성형 AI 도구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AI 도입에 소극적이다. 아이폰으로 모바일 혁명을 이끌었던 애플 대신 AI 도입에 적극 나서는 MS로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글로벌 상위 시총 10대 기업 가운데 6곳이 AI를 사업 전면에 내건 기업들이다.
MS의 실적은 상승 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에선 MS와 오픈AI 연대가 인공지능 관련 기술 주도권 쥐고 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MS는 최근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자사 PC 운영체제(OS) 윈도에 버튼 하나로 AI 비서 ‘코파일럿’을 불러올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 소매기업 월마트와 협업을 발표하는 등 AI 기술을 발판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질 루리나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MS는 더 빠르게 성장하고 생성형 AI 혁명으로 더 많은 수혜를 보고 있기 때문에 MS가 애플을 추월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MS가 시총 1위 굳히기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주가가 48% 올랐지만, 올 들어 3%대 하락했다. 반면 MS는 지난해 57% 급등한 이후 3%대 상승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술 산업의 중심축이 모바일에서 AI로 넘어가고 있다”며 “MS가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한 것은 이 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결정적 이벤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