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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SBS와 주가 저평가 해소 방안을 논의 중이다. SBS 주가는 지난 2021년 5만9200원을 찍으며 6만원대에 근접했지만, 현재는 4만원대다. 고가 대비 31% 하락한 수준이다. SBS 주가는 지난 17일 4만450원에 마감했다.
얼라인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얼라인 관계자는 SBS와의 논의 내용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추후에 밝힐 것”이라고 했다.
SBS 주가는 올 들어 19.67% 올랐다. 특히 2월 들어서는 22% 넘게 오르기도 했다. 디즈니와 손을 잡고 SBS 드라마를 10년간 공급한다는 소식에 SBS가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SBS가 디즈니에 연간 1~2편을 납품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작품 수익성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동종업계에 비해 너무 싸다는 것이다. 이유는 시청환경의 변화에 있다. 이제는 시청자들이 TV보다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SBS 시청률은 3.0%로 2011년 1분기(8.5%)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TV 광고 기본판매율 역시 72.4%에서 31.8%로 쪼그라들었다.
시청환경 변화 탓만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시청자가 OTT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여전히 SBS 매출은 TV 광고 위주이지만, SBS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해서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OTT와 완전 경쟁관계가 아닌 동반·상생관계에 있는데도 SBS PER이 5배 수준에 그친다는 건 제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올리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SBS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만큼,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니 배당을 늘리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SBS의 연결기준 현금배당성향은 13.0%이며 배당수익률은 2.2% 수준이다.
개선된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얼라인이 SBS에 드라마 편성을 늘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와의 계약으로 콘텐츠 공급자로서의 의지를 내보인 SBS가 지속적으로 실적을 개선하려면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지금은 논의가 잠정 중단된 자회사 스튜디오S의 단계적 상장 금지 요구를 꺼내들지도 주목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스튜디오S가 프리IPO를 거친 뒤 상장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동종업계 시가총액이 줄어들면서 상장 논의가 쏙 들어갔다. 얼라인이 다시금 자회사 상장 시 기존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대응방안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얼라인은 연초 은행주에 배당을 늘리라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을 요구했다. 국내 은행들의 배당 성향은 20% 남짓으로, 절반 넘게 배당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이후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은행주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올 들어 KRX 은행지수는 6.86%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93%)을 초과달성했다.
지난해부터는 에스엠에도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왔다.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에 에스엠이 일감을 몰아주며 에스엠 매출액의 6%를 가져가는 바람에 에스엠이 저평가됐다고 지적하면서다. 에스엠 현 경영진과 얼라인, 이수만 전 총괄과 하이브 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에스엠 주가는 최근 열흘 새 44%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