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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 4일부터 한국에서 유튜브 쇼핑 제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처음 소개됐는데 미국 외 지역에서 시작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튜브가 카페24와 공동으로 개발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도 이달 중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들은 크리에이터들이 협업하고 물건을 판매하는 과정을 보다 쉽게 만들어준다. 유튜브와 제휴한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브랜드들이 상품을 제휴 등록하면, 크리에이터들이 별도의 절차 없이 해당 상품을 태그하여 판매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과 제휴를 맺었으며, 제휴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카페24와 공동 개발한 전용 스토어는 유튜브 쇼핑에서 자체 상품을 판매하려는 크리에이터들이 복잡한 쇼핑몰 구축 없이도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유튜브 쇼핑 내에서만 물건을 판매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쇼핑몰 구축과 운영에 신경 쓰지 않아도 간편하게 물건을 팔 수 있게 돕는다.
크리에이터 시장, 글로벌 플랫폼들이 양분
글로벌 플랫폼들이 커머스에 주력하는 이유는 크리에이터들의 압도적인 경쟁력에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국내 크리에이터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으며, 글로벌 1위 숏폼 플랫폼 틱톡 역시 Z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이용자를 끊임없이 확대하고 있다.
유튜브는 숏폼 서비스인 ‘쇼츠’를 도입해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도 숏폼 서비스 ‘릴스’를 도입하여 국내에서 압도적인 1위 SNS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는 올해 5월 기준 이용시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국내 이용자의 지난달 유튜브 이용시간은 카카오톡의 3.2배, 네이버의 5.2배 수준이었다. 인스타그램 역시 사용시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지난 4월에는 네이버를 제치고 유튜브와 카카오톡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 횟수 면에서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에이터 커머스는 성장중…“영향력 더 커질 것”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재의 시장 규모보다는 성장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크리에이터 경제 규모가 올해 2500억 달러에서 2027년 480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에이터 경제의 성장과 함께 크리에이터 커머스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생필품은 전통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주로 판매될 것이나 의류 등의 비생필품의 경우 크리에이터 커머스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 크리에이터의 커머스 영향력이 커질수록 브랜드나 플랫폼들도 이들에 대한 의존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플랫폼들도 크리에이터 경제의 성장에 맞춰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 국내 1위 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은 유튜브와의 협업을 통해 크리에이터 커머스에 진출했으며, 2위 이커머스 플랫폼 네이버는 지난해 숏폼 서비스 ‘클립’,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출시한 후 여기에 네이버의 다양한 이커머스 서비스를 연동시키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의 쇼핑 인프라 경쟁력을 앞세워 크리에이터 커머스에서 경쟁력을 내겠다는 구상으로 전해진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하면 확보된 크리에이터들이 네이버 셀러들의 상품을 방송으로 홍보하고 이를 통해 판매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익으로 나눠 갖는 형태의 새로운 커머스가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