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또` 바닥론..지금 살까 vs. 기다릴까

베어스턴스 사태後 바닥론 `급부상`
밸류에이션 절대적으로 낮지는 않아
주택시장 불확실성 여전.."바닥 아직은 안왔다"

  • 등록 2008-03-24 오전 11:18:08

    수정 2008-03-24 오전 11:18:08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것인가, 더 떨어질 것인가.

미국 증시,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신용경색 이후 흐름을 주도해 온 금융주들을 놓고 최근 바닥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바톤 빅스 같은 이도 이미 금융주 염가매수(bargain hunting)에 대한 힌트를 준 바 있다.

중앙은행은 부지런히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베어스턴스 사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적극적인 중재와 지원으로 일단락된 상태.
 
여기에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까지 모락모락 피어나며 지금이 미 증시, 특히 금융주가 바닥이란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바닥을 확인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베어스턴스사태 마무리 후 美증시 `바닥론` 급부상 

지난주 증시 흐름은 긴박했다. 일요일밤(16일) 베어스턴스가 비록 헐값이지만 JP모간체이스에 매각되기로 `확정`됐다. FRB는 재할인율을 낮추고 유동성 공급책을 확대했다. 

17일 뉴욕 증시는 급락하며 출발했지만, 베어스턴스 사태 마무리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의지 확인 등에 힘입어 매도세가 잦아들며 방향을 바꿨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20일까지 나흘동안 6% 올랐고, S&P 금융주 지수는 18% 급등, 이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론 지난해 정점에 비해선 30%나 낮지만, 일부 낙관론자들의 기대감을 피우기엔 충분하다.  
 
UBS는 `랠리를 위한 준비(Ready for a rally)`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펀더멘털 보다는 투자심리 불안으로 투매가 벌어지는 `항복 국면(capitulation)`의 중심에선 통상 현재의 주가가 바닥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이에따라 염가 매수를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게 된다고 전했다. 
 
동요가 당분간 지속될 수는 있지만, 베어스턴스 사태로 최악의 상황을 넘긴 시장은 반등을 준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JP모간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지난 4차례의 월가 대폭락(1984년 컨티넨탈-일리노이 은행 경영위기, 1990년 드렉셀-번햄 램버트 파산, 1994년 키더 피바디 사태, 1998년 롱텀 캐피탈 매니지먼트 사태) 이듬해 S&P500 지수는 평균 10% 올랐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배런스는 미국 금융사들의 자산 상각이 해소되어 가면서 향후 1년간 주가가 10~20%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스타 증시 분석가이자, 지난해 3월과 8월 뉴욕 증시 반등을 정확하게 점쳤던 바톤 빅스도 최근 계속해서 금융주 염가매수 주장을 펴고 있다. 관련기사 ☞ 美 금융株 바닥론 급부상…염가매수세 `속속`
 
◇바닥 향하는 경기.."주가가 앞서갈 것"
 
일부에선 심리 뿐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상으로도 바닥에 근접하고 있기에 낙관론을 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이 경기후퇴(recession)로 항하고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주가도 바닥으로 향하고 있는 만큼, 통상 경기를 선반영하는 주식 시장은 경기 회복 확인에 앞서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줄어든 일자리는 주식 시장에 분명 호재다.
 
웰스 캐피탈의 제임스 폴슨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 1970년, 1975년, 1990년 경기후퇴 때 주식 시장은 고용이 줄어든 2개월째를 거쳐 수 주(週)가 지나면서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때엔 이 공식이 맞지 않았다. 또 이번 경기후퇴가 길고, 깊다면 역시 예외적인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기술 분석가들 사이서도 낙관론 `솔솔`
 
펀더멘털 보다 차트에 의존해 시장을 보는 기술적 분석가들 사이에서도 낙관론이 새어 나오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요동친 미 증시를 살펴보면 S&P500 지수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정점에서 20% 이상 떨어진 적이 없다.
 
말하자면 저항선이 만들어져, 여기에 근접할 정도로 떨어지면 매수가 촉발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바닥만 인식되면 시장의 신뢰는 확대될 수 있다.
 
메릴린치의 기술적 분석가 메리-앤 바텔스는 S&P500 지수는 지난 주 두 차례 3% 이상 올랐고, 지수 구성 종목의 90% 이상이 상승했는데, 이는 이례적이라고 짚고 있다.
 
◇주가 싸졌다..이제는 살 때?
 
밸류에이션으로 본 바닥론도 설득력이 있다. 
 
최근 발표된 메릴린치 월간 서베이에서 전세계 펀드 매니저들은 현금을 수 년래 최고 수준으로 쌓아 두고 있다. 증시 사정만 좋아지면 언제든 쏠 `실탄`을 장전하고 있다는 것인 만큼 랠리의 준비로 해석할 수 있다. 관련기사 ☞ 글로벌 펀드매니저, 이머징 선호 높아졌다(상보)
 
블룸버그 데이타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현 주가이익비율(PER)은 약 20배. 지난 1990년 이래 평균 24보다 낮다.
 
FT는 하지만 주가가 얼마나 싼 지는 채권 수익률과 비교해 봐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으며, 이런 잣대로 봤을 때 주가는 그렇게 저평가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 실적에 대한 전망이 최근들어 악화되고 있으며, 경기후퇴 파장이 금융주를 넘어 기업 실적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고 전했다.
 
◇주택시장 불확실성 `여전`..바닥은 아직 확신 못해
 
낙관론자들은 신용시장이 경색됐더라도 확신만 돌아온다면 시장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비관론 쪽에선 FRB의 조치에도 불구, 자금 시장의 흐름은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이것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장이 현재의 흐름 쪽으로 더욱 확신을 갖고 움직이는 자기 강화(self reinforcing) 기능을 갖고 있는 것도 이런 주장의 배경이 된다.
 
낙관론이 대세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 시장에 있다. 주택 가격이 아직까지 바닥을 찾지 못하면서 하락하고 있고, 이는 경제와 신용시장에 계속해서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T2 파트너스의 휘트니 틸슨은 "투자 심리가 매우 미약하다"면서 "거시 경제가 주가를 움직이고 있으며, 주택 값은 최소 2년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이 제프리 로젠버그 스트래티지스트는 "FRB는 불확실성의 근원인 주택 가격 하락까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없다"면서 "FRB의 조치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시 소거해 줄 뿐"이라고 말했다.
 
FT는 지난 대공황 이후 다우존스 평균 지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나스닥 지수는 향후 3년간 떨어지면서 간간히 약세장 랠리만 보였다면서, 바닥이 언제인지는 아직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한 비관론쪽 애널리스트는 "진정한 바닥은 모두가 바닥 찾기를 포기할 때 비로소 온다"면서 "현재는 불행하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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