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 수혈한 야놀자-여기어때, 경쟁 격화되는 온라인 여행 시장

야놀자-젠룸스, 여기어때-이트레블리 시너지
여기어때 새 대표에 커머스 전문가 최문석씨 물망
커머스 업체 이어 숙박 앱까지..여행 ·호텔 사이트 더 어려워질 듯
  • 등록 2019-09-01 오후 4:42:41

    수정 2019-09-01 오후 7:58:28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모텔이나 호텔 예약을 전문으로 했던 숙박앱들이 올해 들어 대규모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면서 온라인 여행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예약이나 쿠팡 등이 주도했던 온라인 여행 시장에 숙박 데이터베이스(DB)까지 갖춘 야놀자·여기어때 같은 숙박 앱들이 경쟁에 가세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총괄대표 이수진)가 지난 6월 싱가포르 투자청(이하 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총 1.8억 달러(약 2122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은 데 이어,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대표 황재웅)도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털과 25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협상을 마무리했다.

두 회사의 누적 투자 금액은 야놀자 ‘3640억원+알파 ’, 여기어때 ‘3830억원+알파’ 수준이다. 두 회사 모두 신규 투자 유치와 유상 증자 등을 추진 중이어서, 연내 4000억 원 대 이상의 투자금을 수혈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 투자자의 손길이 이어지는 것은 온라인 여행 시장의 성장세 덕분이다.

주 52시간제와 일과 삶의 균형(워라벨)문화가 확산하면서 2016년 15조 원에 머물렀던 국내 온라인 여행업 시장은 2020년 19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NHN투자증권 산업리포트)이다. 통계청 수치로 본 2017년 여행 온라인 시장은 12조 원으로, 모바일 거래 시장(6조7000억원)이 온라인 시장(6조2000억원)을 앞섰다. 모바일 앱 기반으로 성장한 야놀자나 여기어때가 유리한 이유다.

◇야놀자-젠룸스, 여기어때-이트레블리 시너지


야놀자가 올해 싱가포르 투자청으로부터 투자받기 전,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예약 플랫폼 젠룸스에 1500만 달러(168억 원)를 투자한 것이나, 2017년 글로벌 여행 예약앱 이트레블리를 5억 유로(6500억 원)에 인수한 CVC캐피탈이 여기어때를 인수한 것도 국내외 숙박 예약뿐 아니라 글로벌 레저·액티비티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보여준다.

▲2018년 12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숙박·항공앱 이용자수(출처: 와이즈앱)
여기어때 새 대표에 커머스 전문가 최문석씨 물망

여기어때 인수 대금을 내고 경영 청사진을 준비 중인 CVC캐피탈 측은 여기어때 운영사인 위드이노베이션 새 대표에 커머스 전문가 최문석 씨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문석 씨는 에누리닷컴 대표, 이베이코리아 통합사업본부장(부사장) 출신으로 에누리닷컴이 보고펀드에 인수된 뒤 대표로 영입돼 에누리닷컴의 사업모델을 전자제품 중심의 가격 비교에서 골프장 예약 등 온라인 쇼핑으로 바꾸는데 성공,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여기어때 측은 “새 대표 영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업계에선 최문석 씨의 영입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최문석 전 에누리닷컴 대표가 여기어때의 새 CEO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출처:에누리닷컴)
◇커머스 업체 이어 숙박 앱까지..여행 ·호텔 사이트 더 어려워질 듯


숙박 앱들이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가운데, 국내 온라인 여행 시장은 쿠팡, 위메프, 티몬의 공격적인 활동과 네이버 예약의 수성으로 뜨겁다. 주요 항공·호텔 서비스와 실시간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여행 가격비교 서비스를 오픈했고, 간편하게 예약과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까지 탑재했다.

네이버는 올해 4분기부터 네이버예약 크로스보더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이데일리)
최근 쿠팡은 여행 카테고리의 ‘오픈마켓화’를 선언, 여행 상품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네이버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네이버예약’ 서비스를 라인에 탑재하기로 했다. 올해 4분기 라인을 시작으로 해외 플랫폼과도 제휴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상점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머스 회사들에 여행·액티비티 상품은 수익보다는 미끼 상품이어서 가격 파괴가 심하다”면서 “숙박앱들은 전면 경쟁을 하기보다는 특화된 가치를 주는 쪽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여행이나 호텔 사이트들처럼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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