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키카 커 보폭 크냐' 질문에 웃으며 "예" 답해…빅스텝 시사[금통위 ...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두번째 빅스텝 전망
7인 금통위원 모두 참석, 침묵 속 긴장감 드러내
  • 등록 2022-10-12 오전 9:29:29

    수정 2022-10-12 오후 12:31:58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에서 취재진 중 한명이 갑작스럽게 질문한 ‘키카 큰데 보폭도 크냐’는 물음에 “예”라고 짧게 대답하며 웃었다. 사상 두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결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이번 회의를 앞두고 그 가능성을 타진한 질문이었다. 매 회의마다 위트 있는 농담을 던지던 이 총재도 이날은 말을 아꼈다. 주황색 계열의 넥타이를 멘 채 8시 58분 회의장에 입장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는 사진만 찍을 뿐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겨울이 성큼 찾아 온 듯 쌀쌀해진 12일 10월 금통위가 열리는 서울 삼성본관 한국은행 17층 대회의실에도 차가운 공기와 적막한 분위기 속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승헌 부총재가 가장 먼저 입장 한 뒤 이 총재를 마지막으로 7인의 금통위원들이 모두 착석했다. 이 부총재가 입장하며 30여명의 취재진을 보고 “많이들 왔네”라고 이야기 한 이후엔 회의장 내 적막이 흘렀다. 금통위원들은 정면을 응시하거나 취재진들을 살피는 것 이외에 별 다른 업급이 없었다.

이날 금통위의 최대 관심사는 한은이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 결정을 내릴 것인가와 내년까지 금리를 얼마나 더 올릴 수 있을지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6.3%로 고점을 찍은 뒤 8월과 9월엔 각각 5.7%, 5.6%를 기록해 내리고 있지만 여전히 5%대의 높은 물가가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분기까지 5%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진다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가 빅스텝에 대한 직접적인 시그널을 주진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8월 금통위 때 언급한 베이비 스텝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 ‘전제조건’이 바뀌었단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이를 두고 추가 빅스텝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7, 8월에도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을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며 “연준과 독립되지 않았단 말도 했었고,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연준의 최종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1%포인트가 올라가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데일리가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1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10월 빅스텝 결정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30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역시 89명이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이 총재가 11시 10분께 기자회견에서 내놓을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금통위에서 두번째 빅스텝 결정으로 기준금리가 2.5%에서 3.0%로 오르게 된다면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 ‘긴축’으로 가는 만큼 향후 어느정도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인지가 주안점이 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를 최대 4.6%(중간값)까지 예고한 만큼 한은도 최대 3.75%까지는 인상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이젠 확실히 물가를 선택하겠단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지금까지는 내년까지 2% 이상의 연간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면서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더라도 경기가 버틸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펴왔지만, 내년까지 추가 긴축을 이야기한다면 어느 정도 경기 희생을 예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 전망을 올해 2.6%, 내년 2.1%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망치는 당초 2.3%에서 2.6%로 상향 조정했지만 내년 전망은 0.1%포인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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