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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성큼 찾아 온 듯 쌀쌀해진 12일 10월 금통위가 열리는 서울 삼성본관 한국은행 17층 대회의실에도 차가운 공기와 적막한 분위기 속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승헌 부총재가 가장 먼저 입장 한 뒤 이 총재를 마지막으로 7인의 금통위원들이 모두 착석했다. 이 부총재가 입장하며 30여명의 취재진을 보고 “많이들 왔네”라고 이야기 한 이후엔 회의장 내 적막이 흘렀다. 금통위원들은 정면을 응시하거나 취재진들을 살피는 것 이외에 별 다른 업급이 없었다.
이 총재가 빅스텝에 대한 직접적인 시그널을 주진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8월 금통위 때 언급한 베이비 스텝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 ‘전제조건’이 바뀌었단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이를 두고 추가 빅스텝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7, 8월에도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을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며 “연준과 독립되지 않았단 말도 했었고,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연준의 최종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1%포인트가 올라가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데일리가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1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10월 빅스텝 결정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30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역시 89명이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또한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이젠 확실히 물가를 선택하겠단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지금까지는 내년까지 2% 이상의 연간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면서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더라도 경기가 버틸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펴왔지만, 내년까지 추가 긴축을 이야기한다면 어느 정도 경기 희생을 예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 전망을 올해 2.6%, 내년 2.1%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망치는 당초 2.3%에서 2.6%로 상향 조정했지만 내년 전망은 0.1%포인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