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은 언어를 표현하거나 이해하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를 말한다. 의식이 뚜렷하고 소리를 내는 기관에 특별한 이상이 없음에도 언어를 구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 해지게 되며 일상에서 큰 불편함을 겪게 된다. 실어증은 언어 구사 능력을 완성해 가는 단계인 5~6세 전후로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어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5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1,252명)보다 약 17% 증가한 수준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성별로 보면 남성 환자가 878명으로 634명을 기록한 여성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환자 수가 750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대뇌의 좌측 반구에 있는 베르니케 영역은 의미 있는 청각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를 이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곳이 손상돼 발생하는 베르니케 실어증은 브로카 실어증과 다르게 언어를 표현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미 없는 말을 나열하는 증상을 보인다. 일반인과 다르지 않게 말을 유창하게 하지만 대화 문맥상 전혀 관계없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다면 이른 시일 내에 검사를 받아 보는 게 바람직하다.
세란병원 신경과 권경현 과장은 “실어증은 뇌 기능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뇌와 관련한 다른 질환들이 동반될 수 있다”며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생각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어증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와 함께 약화된 언어 능력을 강화하는 재활 치료를 보다 증상의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부끄럽다 생각하여 병환을 숨기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는 게 환자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