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막걸리…전통주라면서 재료는 수입쌀?

농식품부 대형 막걸리 브랜드 전통주 특혜 부여 방침
국내서 쌀 남아도는데…윤재갑 "전통주법 취지 망각"
  • 등록 2022-10-05 오전 9:04:22

    수정 2022-10-05 오전 9:04:22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의원이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국내산 쌀로 만든 ‘원소주’를 칭찬하고 있다. (사진=윤재갑 의원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정부가 수입산 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국내 대형 막걸리 브랜드를 전통주로 편입하기로 한 가운데, 국회에서 세금 혜택 등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수입산 쌀을 사용하는 막걸리에 대해 전통주 혜택을 부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명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원소주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원소주는 강원도 원주 쌀로 만들어 전통주 대접을 받는다. 반면 수입산 쌀이 주원료인 장수막걸리는 해당되지 않는다.

현행 전통주산업법은 전통주를 무형 문화재 보유자, 식품 명인 등이 만든 민속주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하는 지역특산주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에게 주세 50% 감면과 인터넷 판매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칙상 온라인으로 술을 판매할 수 없지만, 전통주에 이러한 혜택을 부여하는 이유는 지역 농산물 소비 확대와 농업인 소득 증가 등 우리 농산물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최근 농식품부는 국순당·장수막걸리 등 수입산 쌀을 사용하는 국내 대형 막걸리 브랜드를 전통주로 편입시켜, 주세감면과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윤 의원은 “수입산 쌀을 빚어 만든 막걸리를 전통주로 분류해 전통주 혜택을 부여한다면, 수입산 쌀 사용량은 늘어날 것이며 ‘농업인 소득 증대라는 법 취지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입산 쌀로 만든 막걸리에게 전통주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법의 취지를 망각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산농산물 소비확대와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위해 현재 과잉생산된 쌀을 막걸리 기업에게 원료구매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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