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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로 들어온 미주산 원유는 총 6998만1000배럴로 전년 동기(2794만3000배럴)대비 15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원유 도입량(4억5854만6000배럴) 중 미주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6%에서 15%로 9%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기준 미주산 원유 도입 비중 역시 처음으로 두 자릿수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올 1~5월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73.2%로 전년 동기(76.3%)대비 3.1%포인트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2011년 87%까지 찍은 바 있다.
올 들어 우리나라의 미주산 원유 도입 비중이 대폭 확대된 것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 확대에 따른 정유사들의 원유 다각화 행보와 맥을 같이 한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늘면서 과거 중동산보다 더 비쌌던 미주산 원유가 저렴해지자 정유사들의 도입이 늘었다”며 “그간 정유사들이 중동산 원유를 들여왔던 건 저렴했던 가격 때문인데 이런 장점이 사라진데다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 다각화가 함께 이뤄지면서 미주산이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중동산 원유(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2.14달러, 미주산 원유(WTI유)는 55.30달러로 양 원유간 6.84달러나 가격 차이가 난다.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하면 당시엔 WTI유(배럴당 68.76달러)가 두바이유(69.68달러)보다 오히려 더 비싸게 거래됐다. 중동산과 미주산 원유간 스프레드(가격차이)가 이처럼 변화하는 상황에서 미주산 원유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올초 이란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컸던 만큼 선제적으로 미주산 원유를 확대해왔다”며 “일반적으로 원유 수송이 50~60일 정도 걸리는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정유사 입장에선 손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중동산 원유 수급의 불확실성은 하루 이틀일이 아니어서 원유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는 과정”이라며 “미주산 원유를 늘리는 등 다각화를 통해 국제원유 가격 변동에 대한 ‘범퍼’ 역할을 강화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를 절감하는 만큼 수익을 내는 정유업계의 특성상 원유 다변화가 수익성 악화 등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00년대 이후 중동산 원유 수급의 불확실성을 몸소 체험해 왔던 만큼 정유업계는 여러모로 원유 도입 다변화에 더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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