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쇠고 손목 저림이?...여성 10에 7이 앓는 '손목터널증후군'

전체환자의 절반 수준이 30~60대 여성
  • 등록 2021-02-17 오전 6:58:13

    수정 2021-02-17 오전 6:58:1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명절 동안 가사 노동을 하는 주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체 부위 중 하나는 바로 손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년 명절을 보내고 나면 며칠 동안 손목 통증과 손 저림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같은 통증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여성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손목에 있는 신경이 압박받아 발생하게 된다. 손목 터널은 손목과 손을 연결해주는 부위에 뼈와 인대로 형성된 작은 통로를 말한다. 이곳에는 손가락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힘줄과 정중신경이라고 부르는 신경이 자리 잡고 있다. 만약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해 손목 터널에 있는 힘줄이 붓거나 염증이 생겨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되면 손이 저리고 손목에 힘이 빠지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발병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2만 9,857명이었던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수는 2019년 17만 7,066명으로 36.3% 증가했다. 특히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부병’ 이라고 불릴 만큼 주부들 사이에서 발병률이 높다. 2019년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17만 7,066명 가운데 75.1%인 13만 3,317명이 여성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30~60세 여성의 환자 수는 8만 5,029명으로 전체의 48%에 달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손목에 힘을 많이 주는 노동, 손목을 비트는 운동, 손목이 꺾인 채로 장시간 유지하는 행동들이 있다. 이런 행동들과 거리가 멀다 해도 손목 부위에 골절이 있거나 탈구, 감염, 염증성 질환이 있는 경우도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손목이 시큰하거나 손바닥이 저린 증세가 나타난다. 새끼손가락이나 손등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손을 위로 올리거나 밤에 잠을 잘 때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시 손의 근력 약화와 손바닥의 근 위축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초기일 때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는 증상에 따라 보존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으로 진행된다. 신경 손상이 심하지 않을 때에는 약물요법, 스테로이드 주사, 보조기 사용 등의 보존적 요법을 실시한다. 하지만 신경 손상이 심하거나 보존적 요법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를 열어주는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윤형문 과장은 “점차 손바닥 저림 증상이 생기거나, 손목에 힘이 빠져 병뚜껑을 열기가 어렵고 물건을 떨어뜨리는 경우는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며 “증상의 경중에 따라 꼭 수술하지 않아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기 때문에 치료를 늦추지 말고 증상 초기에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시간 같은 자세로 손목을 사용해야 한다면 수시로 손을 털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손목 보호대를 사용하거나 부목을 이용해 손목에 무리를 최소화하는 것도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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