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 사태에 증권사, 자산운용사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주식형펀드 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안정적인 투자처로 채권형펀드를 선택했던 투자자들은 하루 새 4% 손실이 나자 분통을 터뜨렸다.
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역외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편입한 공모 펀드는 ‘KTB전단채’, ‘골든브릿지스마트단기채 ’, ‘골든브릿지으뜸단기’ 3개다. ‘KTB전단채[채권]종류C’가 운용설정액 4026억원 중 200억원 규모를 편입했다. 편입자산 상위 10종목 중 회사채권 중에는 두번째로 많다. ‘골든브릿지스마트단기채 1[채권]종류CW’와 ‘골든브릿지으뜸단기 1[채권]종류CW’ 펀드도 각각 50억원, 10억원씩 편입했다.
이와 별개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CERCG의 또 다른 자회사인 CERCG캐피털이 발행한 1억 5000만달러(1650억원) 규모 사모 달러채를 사들였다. 한화증권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를 발행,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들이 여기에 투자했다. 만기일은 11월8일이지만 이번 계열사 디폴트로 이마저 부도 위기에 내몰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도가 난 채권과는 다르지만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 조항에 따라 CERCG가 지급보증한 달러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ABCP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ABCP 신용등급을 A2에서 상환 능력이 불투명하다는 의미인 C등급으로 낮췄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안정적인 채권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펀드인데 손실이 났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항의가 많았다”며 “ABCP 자체 디폴트는 아니지만 언제 회수가 될지는 미지수다. 최대한 손실을 줄여 투자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