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째 '믿보뮤'..화려한 '탭댄스 향연'이 다시 시작됐다

[리뷰]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쉬운 고전스토리에 흥겨운 음악
세대 뛰어 넘어 즐기기 '딱' 좋아
  • 등록 2020-07-14 오전 6:30:01

    수정 2020-07-14 오전 6:30:01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사진=CJ ENM)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막이 오르면 서서히 올라가는 커튼 아래로 늘씬한 다리들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 또각또각, 타다닥, 타닥탁타 …. 밑창에 쇠 징을 단 탭슈즈가 바닥과 부딪히며 내는 경쾌한 소리가 무대에서 객석으로 삽시간에 퍼져 나간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오프닝이다.

특수 제작한 탭슈즈를 신고 추는 탭댄스는 앞굽을 부딪치거나 뒷굽으로 스텝을 밟아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대서양을 항해하던 선원과 흑인 노예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갑판을 두드린 데서 유래한 이 춤은 화려한 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상징이 됐다.

이 작품은 1933년 개봉한 워너브러더스의 영화가 원작이다. 뮤지컬로는 1980년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초연한 뒤 5000회 이상 공연됐으며 1980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 중 하나다. 국내에선 1996년 초연 후 24년째 사랑받는 ‘믿보뮤’(믿고 보는 뮤지컬)다. 2018년 시즌에는 역대 최고인 평균 객석점유율 95%, 전석 매진 38회를 기록하면서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했다.

줄거리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이다. 댄서가 되기 위해 무작정 도시로 상경한 시골 처녀 페기 소여가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배우로 우뚝 서는 과정을 담은 성장 스토리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암울했던 대공황기 스태프와 배우들이 하나 돼 한 편의 공연을 올리며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통해 희망을 얘기하는 극이다. 약 9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이 힘을 합쳐 시련을 이겨내는 모습은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현 시대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보고 있으면 즐거워지는 공연이다. 160분 공연 내내 울려퍼지는 재즈풍의 경쾌한 스윙 음악과 그루브가 살아있는 탭댄스의 리듬감, 198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믿기지 않는 압도적인 군무는 이 작품이 왜 쇼뮤지컬의 정수인지를 보여준다. 특히 30여 명의 앙상블이 계단 위에서 일사불란한 탭댄스를 선보이는 ‘계단 신’, 싱크로나이즈드 댄스를 추는 앙상블들의 머리 위에 대형 거울을 45도 각도로 설치해 객석 어디에서도 배우들의 안무 동작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한 ‘거울 신’ 등이 압권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즐기기에도 ‘딱’이다. 부모와 자녀가 손을 잡고 함께 공연장을 찾아온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쉬운 고전 스토리와 흥겨운 음악으로 구성돼 뮤지컬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도 진입장벽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극이다. 일단 막이 오르면 눈부시게 화려한 무대· 의상, 매력적인 쇼에 금세 매료돼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이번 시즌 줄리안 마쉬 역에 송일국, 이종혁, 양준모, 도로시 브룩 역에 최정원, 정영주. 배혜선, 페기 소여 역에 오소연, 김환희, 빌리 로러 역에 정민, 서경수, 메기 존스 역에 전수경, 홍지민, 애브너 딜런 역에 임하룡, 오세준이 각각 캐스팅됐다. 오는 8월23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관람료는 6만~14만원.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사진=CJ ENM)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홀인원' 했어요~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