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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제작한 탭슈즈를 신고 추는 탭댄스는 앞굽을 부딪치거나 뒷굽으로 스텝을 밟아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대서양을 항해하던 선원과 흑인 노예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갑판을 두드린 데서 유래한 이 춤은 화려한 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상징이 됐다.
이 작품은 1933년 개봉한 워너브러더스의 영화가 원작이다. 뮤지컬로는 1980년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초연한 뒤 5000회 이상 공연됐으며 1980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 중 하나다. 국내에선 1996년 초연 후 24년째 사랑받는 ‘믿보뮤’(믿고 보는 뮤지컬)다. 2018년 시즌에는 역대 최고인 평균 객석점유율 95%, 전석 매진 38회를 기록하면서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했다.
보고 있으면 즐거워지는 공연이다. 160분 공연 내내 울려퍼지는 재즈풍의 경쾌한 스윙 음악과 그루브가 살아있는 탭댄스의 리듬감, 198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믿기지 않는 압도적인 군무는 이 작품이 왜 쇼뮤지컬의 정수인지를 보여준다. 특히 30여 명의 앙상블이 계단 위에서 일사불란한 탭댄스를 선보이는 ‘계단 신’, 싱크로나이즈드 댄스를 추는 앙상블들의 머리 위에 대형 거울을 45도 각도로 설치해 객석 어디에서도 배우들의 안무 동작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한 ‘거울 신’ 등이 압권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즐기기에도 ‘딱’이다. 부모와 자녀가 손을 잡고 함께 공연장을 찾아온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쉬운 고전 스토리와 흥겨운 음악으로 구성돼 뮤지컬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도 진입장벽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극이다. 일단 막이 오르면 눈부시게 화려한 무대· 의상, 매력적인 쇼에 금세 매료돼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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