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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가짜계약’을 없애고 유지율을 늘리기 위한 좋은 취지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경쟁사의 속내는 불편하다. 일부 손보사는 잠시 안정됐던 설계사 수수료 경쟁이 ‘삼성화재로 인해 다시 불이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법인대리점 회원사들에게 ‘상생마케팅 제휴모델 제안’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설계사 수수료 제도를 시행한다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형 법인대리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했다. 이를 통해 유지율이 길어졌고, 보험설계사들이 수수료만을 받고 해약해 버리는 ‘가짜계약’이 사라지는 효과도 봤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새로운 수수료 제도는 수수료를 지급하는 스프레드가 2년으로 길어지면서 설계사들이 계약을 더 관리하게 되는 효과를 본다”며 “시범운영 시 법인대리점의 반응이 좋아서 이번에 중소형사까지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경쟁사들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보험설계사에게 지급되는 과도한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1200%룰’ 규제까지 만들었는데, 삼성화재가 새로운 제도를 만들며 설계사 수수료 경쟁의 불씨를 당겼다는 것이다. 결국 1위사인 삼성화재를 따라 다른 보험사들도 비슷한 제도를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1200%룰 규제를 만든 건 보험사들이 ‘설계사 수수료 경쟁을 줄여야 한다’라는 제안에서 시작된 것인데, 1년 후 경쟁을 다시 하는 건 규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라며 “설계사 수수료가 늘어나면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보험료도 오르게 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