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은평구청장 "코로나19 대책 호응? 엄마의 마음으로"

[지자체장에게 듣는다]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코로나19 상황에 구민 배려한 복지정책 큰 호응
쓰레기 대란 막기 위해 광역자원센터 건립 속도
신분당선 연장선 재추진…관광·교통인프라 개발
"강남북 균형발전 위해 공공기여금 광역화 필수"
  • 등록 2020-10-15 오전 6:17:00

    수정 2020-10-15 오전 6:17: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구민들만 바라보겠습니다.”

최근 은평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미경 은평구청장의 명함에 쓰여 있는 글귀다. 46년간 은평구 토박이로 살면서 구의원, 시의원을 거쳐 구청장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올라온 그는 그 누구보다 지역 현안과 구민들의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는 `은평통(通)`으로 불린다.

구의원 시절에는 지역을 많이 돌아다녀 `발바리` 의원, 시의원 시절에는 자주 걸어 다니며 소통해 `뚜벅이` 의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사진=김태형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김 구청장은 취임 후 타 자치구에 비해 낮은 재정자립도를 해결하는데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은평구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컨텐츠를 접목한 문화관광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을 비롯해 일자리 육성, 대형 교통망 인프라 구축 등에 나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근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구민을 위한 아기자기하지만 꼭 필요한 복지사업도 적극 펼치고 있다. 전 구민에 체온계 배급해 ‘1일 1체크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임신부나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을 위한 전용택시 ‘아이맘택시’ 제도도 모두 그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사업이다.

“세심하게 찬찬히 보면 그리 많지 않은 돈(예산)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복지사업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규모 개발사업도 필요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구민에게 최대한의 효용이 돌아갈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꾸준히 펼쳐 나갈 것입니다.”

◇21만 전 가구에 체온계 배포…바이러스 차단 총력

최근 구민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는 사업 중 하나는 아이맘택시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임신 중이거나 영유아를 둔 가정이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감염 우려로 꺼려질 수 있다는 배려에서 시작됐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구는 임신부와 12개월 미만 영유아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1일 2회, 연 10회까지 무료로 전용택시를 탈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김 구청장은 “제도를 시작한 지 한달 여만에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앞으로 수혜 대상이나 택시 운행 대수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향후에는 연세가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병원 동행을 하는 ‘친정엄마 제도’(가칭)를 선보이려고 계획 중”이라고 귀뜸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 명함.


구는 또 올 추석을 전후에 관내 21만 전 가구를 대상으로 체온계를 순차적으로 배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 못지 않게 체온체크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이를 통해 ‘1일 1체크 운동’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김 구청장은 “관내에 감염에 취약할 수 있는 65세 이상 인구가 20%에 이를 정도로 많은데 이들 연령층이 체온계를 구비한 경우가 많지 않아 구 예산을 들여 체온계를 배부하게 됐다”며 “발열체크를 일상화하면 코로나 뿐 아니라 감기 등 각종 바이러스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 편익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음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쓰레기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김 구청장은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재활용품 그린 모아모아 사업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은평구 진광동에 들어서는 재활용품 처리시설(2023년 준공 예정)은 은평, 서대문구, 마포구에서 발생하는 하루 150t(톤) 규모의 재활용품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앞서 김 구청장은 서대문구의 음식물처리시설, 마포구의 일반 폐기물 소각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조건으로 광역자원순환센터를 공동 사용하기로 ‘폐기물 빅딜’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재활용품 모아모아 사업은 주민들로 구성된 자원관리사들이 직접 참여해 올바른 재활용품 배출과 수거, 선별률를 높이기 위해 시작됐다. 김 구청장은 “깨끗한 동네문화가 살아나고, 지역주민간 정도 높일 수 있는데다 2차 오염으로 재활용품의 자원낭비를 개선했다”며 “지난해 갈현2동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후 현재 전체 동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문화관광광벨트 추진…“미래 먹거리 찾는다”

은평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22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현재 국토계획법상 공공기여금 사용 범위를 해당 자치구로 제한하고 있어 대규모 개발 호재가 없었던 은평구 입장에서는 재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김 구청장은 “올해와 내년 서울에서 발생할 공공기여금 2조9558억원 중 강남3구 발생분이 2조4000억원으로 81%에 달한다. 개발이익금을 광역화하지 않으면 강남북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역 균형 발전이 시대의 화두인 만큼 공공기여금 활용 범위를 광역화하는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평구는 자체적으로도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장 대표적 사업은 은평구의 가장 취약점 중 하나인 교통 인프라 개선이다. 지난 6월 새절역~신촌~여의도~서울대입구(약 16km) 구간 서북부와 서남권을 연결하는 서부경전철이 민자 적격성을 통과했다. 또 광역급행철도(GTX-A)의 조기준공, 고양선 신사고개역 신설, 통일새길 조기 개설, 통일로 우회도로 건설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신분당산 서북부 연장선은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점검회의에서 경제적타당성이 부족해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와 개발이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김 구청장은 “신분당선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이미 30만명의 사업 재개 서명부를 관계기관에 전달했다”며 “정부와 지속적으로 만나 반드시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문화관광벨트를 꼽았다. 그는 “북한산·봉산·앵봉산·이말산·백련산·비단산 총 6개의 산과 불광천·진관천 등 2개의 하천이 흐르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관광 컨텐츠를 활용하면 새로운 산업 구조가 열릴 것”이라며 “불광천을 방송문화거리로 바꾸는 것을 비롯해 수색역, 불광천변, 혁신파크와 한국문학관으로 이어지는 은평의 문화 콘텐츠를 문화관광벨트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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