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과 젊은 인재들이 프랑스를 바꾸고 있다"

김보선 프렌치 테크 공동대표 인터뷰
글로벌 리더십 공백 상태서 마크롱의 외교력 프랑스 존재감으로 이어져
노쇠하고 침체한 나라에서 변화와 혁신의 나라로
  • 등록 2019-10-21 오전 7:07:20

    수정 2019-10-21 오전 7:07:20

[이데일리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보선 프렌치 테크 공동대표가 17일 서울 중구 정동 에 위치한 아지앙스 사무실에서 프랑스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프랑스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김보선 프렌치 테크(French Tech) 서울 공동대표는 17일 서울 중구 정동 아지앙스 사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프랑스의 스타트업 분위기는 어떠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외교 이야기를 꺼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중재역을 자처하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 프랑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돈과 인재들을 프랑스로 불러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렌치 테크란 ‘정부가 지원은 하되 주도하지 않는다’는 이념 아래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13년 프랑스 정부가 도입한 정책이다.

김 대표는 올해 ‘프렌치 테크 서울’의 공동 대표를 맡아 한국과 프랑스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기업의 한국 진출을, 한국 기업의 프랑스 진출을 돕는 디지털 에이전시 ‘아지앙스’의 공동대표를 맡아 15년간 프랑스와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마크롱, 프랑스를 젊고 활기차게 만들어”

김 대표는 “이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역시 많은 좋은 정책들을 발표했지만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는 부족했다”며 “마크롱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젊은 인재들이 속도감 있게 개혁을 추진하고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노쇠하고 침체한 프랑스라는 이미지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유럽과 냉랭하고, 영국 보리스 존슨 정권은 유럽연합(EU)을 탈퇴를 두고 내분에 휩싸여 바깥 일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정권도 경제 침체 속에서 유럽 리더십을 포기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EU를 재구성하고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적 연대를 추진하는 한편 이란 핵 합의를 지키기 위해 미국과 이란의 화해까지 도모하는 등 외교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적인 태도 역시 프랑스를 보는 시선을 변화시켰다. 김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의 소속 정당명인 ‘레피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은 과거의 낡은 제도를 뜯어고쳐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공격적인 개혁은 노란조끼 시위 등 큰 사회적 저항에 부닥쳤지만 개혁의 성과가 차츰 나오면서 이전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파리 13구역에 있는 스타트업 육성시설인 ‘스테이션F’는 지난해 1000개 기업을 모집하는 자리에 그 열 배가 넘는 1만 1271개의 스타트업이 지원했다. 미국과 영국 국적 기업이 가장 많았다. 가장 창업 환경이 좋다고 꼽히는 자국을 뒤로 한채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가득한 인재들이 파리로 향한 것이다.

인재들이 몰리자 로레알, 유비소프트 등 프랑스 기업은 물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글로벌 혁신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인큐베이팅 파트너가 되겠다고 나섰다. 우리나라 네이버 역시 그 중 하나이다.

김 대표는 “인맥부터 행정까지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 지붕 아래 모아놓은 곳”이라고 했다.

“佛기업 韓벤치마킹 노력…상호보완적 파트너십 맺어야”

최근 프랑스에서는 스타트업을 넘어 ‘스케일업’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김 대표는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이나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미국과 중국은 큰 시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든 디지털 기업들이 이미 나온 반면, 프랑스의 좋은 스타트업이 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부터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 40개를 뽑아 이들이 기업공개(IPO) 등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넥스트 40’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은 디저(Deezer), 블라블라카(BlablaCar), 닥터립(Doctolib), 미로(Meero), OVH 정도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말인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을 15~20개까지 늘리고 싶다고 밝혀왔다. .

김 대표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기술 인재들을 끌어들이려는 마크롱 정부의 정책이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삼성·LG 등 굴지의 기술 기업이 있으며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한국은 프랑스에게 디지털 기술을 실험하고 효용성을 파악할 수 있는 ‘테스트배드’로서 매력적이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오늘도 프랑스의 대표적인 기업인 모임 ‘메데프’의 인사들이 한국을 배우러 온 상태”라고 귀띔했다. 그만큼 프랑스에서도 통할 만한 뛰어난 품질을 가진 우리나라 제품과 서비스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그럼에도 아직 상당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대표는 “도전적이고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한국과 신중하고 다양성과 철학을 강조하는 프랑스는 상호보완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며 “프렌치테크 서울이 더욱 풍성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렌치 테크는 11월 2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한·불 스타트업 서밋인 ‘테크 포 굿’(Tech for good)을 개최한다.

☞김보선 프렌치테크 서울 공동대표는…이화여대 불어불문과 졸업. 2004년부터 프랑스인 올리비에 무루와 함께 아시아로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이나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아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적합한 디지털 솔루션을 제시하는 디지털 에이전시 아지앙스를 설립했다. 올해 한국과 프랑스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프렌치테크 서울 공동대표를 맡아 두 나라 사이의 경제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파리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 F’를 방문해 청중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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