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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는 국경을 넘어 여행을 다니거나, 사업상 출장 여행을 떠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했다. 이에 ‘집을 떠나는 것’에 의미를 두고 다른 지역에서 장기간 투숙하는 방식이 여행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 트렌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벤처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중 ‘장기 투숙 서비스’로 급성장하고 있는 미스터멘션의 이력은 관광벤처의 전형적인 성장 경로를 보여준다. 미스터멘션은 중장기 숙박 서비스 플랫폼 기업. 일주일 이상 여행지에 머물고 싶어 하는 고객과 숙박업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부모님 민박집 공실, 장기 투숙으로 해결
부산의 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정성준(사진·32) 대표는 부모님이 운영하던 민박에서 공실 발생과 자원 낭비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민박집의 공실을 효율적으로 줄이면서도,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이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당시 부모님 일을 도우면서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이사 때문에 출장이나 이사 때문에 중장기 숙박을 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정 대표는 “단기 숙박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달 숙박 고객을 받았는데, 의외로 고객 반응이 너무 좋았다”면서 “호스트 입장에서는 공실을 줄일 수 있고, 예약관리와 청소에 번거로움이 줄어든다는 이점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장기 투숙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한 정 대표는 2015년 법인을 설립한 후 이듬해 5월 미스터멘션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그는 “저희 부모님 사례처럼 전국의 숙박업소나 민박업소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이에 중장기 숙박을 원하는 고객과 농어촌 민박이나 도시민박 등 전 세계 숙박업소의 공실을 장기 숙박이 가능한 형태로 바꿔 연결해 주는 플랫폼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짧은’ 여행이 아닌 ‘길게 살아보는’ 여행을 통해 ‘쉼’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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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멘션은 최저가보장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기간, 특정 지역에 머무르고 싶은 고객에게 최대 70% 할인한 숙소를 소개한다. 만약 숙소 가격이 최저가가 아닌 경우는 그 차액만큼 보상한다. 또 게스트에게 예약 수수료를 받지 않고, 호스트에게만 수수료를 받는다. 정 대표는 “오랜 기간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비싼 숙박비 때문에 고민하는 여행객들이 많다”면서 “이들이 원하는 숙소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안전거래보장 제도는 게스트와 호스트 간의 신뢰 구축을 위해 도입한 제도다. 정 대표는 “게스트가 숙박비 사기를 당했을 경우, 100% 전액 환불을 해주는 제도”라면서 “단기 숙박의 경우 1건당 평균 거래 금액이 8만~10만원이고, 중장기 숙박은 1건 평균 거래 금액이 수백만원대에 달해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미스터멘션은 숙박 사기의 경우, 최대 100만원의 숙소 비용을 보상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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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멘션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여러 차례 투자도 유치했다. 2016년에는 초기기업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부터 4억원을 유치했다. 이후 크라우드펀딩에도 도전해 2억원을 조달했고, 2017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투자 주도형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도 선정돼 약 5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받았다. 지난해 1월에는 KDB산업은행과 부산연합기술지주로부터 13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스터멘션은 투자금을 활용해 글로벌 서비스 지역 확대와 품질 개선에 활용했다.
지난 9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분야 글로벌선도기업’에도 선정됐다. 올해 최대 3억원의 사업화지원금과 함께 해외네트워킹, 판로개척, 투자유치 등을 집중 지원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 대표는 “우리 목표는 전 세계 한달 살기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면서 “현재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달 살기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있지만, 앞으로 태국·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 안정화에도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이후에는 유럽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미스터멘션을 전 세계 중장기 숙박을 원하는 사람들의 징검다리이자 쉼터로 만들고 싶다”면서 “앞으로 중장기 숙박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