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은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 "젊다고 방심은 금물"

20대 자궁경부암 환자 증가, 조기에 백신 맞으면 충분히 예방 가능
  • 등록 2021-05-21 오전 6:56:59

    수정 2021-05-21 오전 6:56:5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발병 원인이 명확하고 예방 할 수 있는 백신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매년 5만 명 이상이 자궁경부암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주로 40대와 50대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 자궁경부암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 관심 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궁경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6만 1,892명으로 4년 전인 2016년(5만 7,164명)보다 약 8.2%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환자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40~50대 환자는 이 기간 3만 473명에서 3만709명으로 약 0.7% 증가하면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환자 비중이 적은 편에 속했던 20대와 30대의 자궁경부암 환자 수는 1만 4,572명에서 1만 7,806명으로 약 22.1%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은 여성의 몸속에 있는 체부와 질과 연결된 경부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질과 연결된 경부에 발생한 악성 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 한다.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다. 성관계를 가진 사람이 여럿인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 부부간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문란함과 상관없이 배우자의 위생 상태에 따라 발병할 수도 있다. 또,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종류가 150여 종 이상이기 때문에 감염됐더라도,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면역력으로도 치유되지 않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자궁 세포 변형과 함께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 초기에는 보통 비정상적인 질 출혈과, 붉은 질 분비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더 심한 출혈이 나타나고 배뇨장애, 골반통 등이 동반된다. 암이 다른 주변 장기로 전이 될 시에는 심한 복통이 느껴지고 체중 감소 등 전신 변화로 나타나게 된다.

자궁경부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결정된다. 암으로까지 진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병변 부위만 도려내는 자궁경부 원추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암이 이미 진행된 초기나 중기 환자는 자궁을 적출해 암을 제거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암이 다른 장기로까지 전이된 말기 상태라면 항암치료와 함께 방사선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과 백신 접종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만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무료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지원하고 있고, 만 12세의 여성 청소년에게는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예방 접종은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높지만, 중년 여성도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 예방 접종을 받는 게 좋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은 “성 경험 시작 연령이 어려지면서 젊은 세대들이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부분이 있다”며 “젊은 나이에 산부인과를 찾기가 부담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 접종은 정부 차원에서도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가 암까지 진행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충분히 예방 할 수 있다”며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병변이 발견된다면 치료 예후가 좋기 때문에 1년에 1번은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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