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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동양화가 김지희(32)는 전통종이인 장지에 엉뚱하게도 만화캐릭터 같은 얼굴을 그린다. 치아에는 교정기, 온갖 치장을 한 안경을 쓰고, 보석이 달린 왕관을 머리에 얹은 부유하는 얼굴. 누가봐도 ‘욕망’으로 읽히는 ‘실드 스마일’ 연작을 발표해왔다. 작품에 글씨가 등장한 건 최근이다. ‘버진 하트’(2016)는 추사 김정희가 말년에 쓴 ‘대팽고회’의 대련 ‘대팽두부과강채 고회부처아녀손’(좋은 반찬은 두부·오이·생강·나물이고, 좋은 모임은 부부·아들·딸·손자)을 따와 나비·꽃으로 치장한 그림. 행복은 곁에 있는데 닿지 못하는 이상향만 좇는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화려하다’. 오는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표갤러리에서 여는 개인전 ‘플로팅 원더랜드’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채색. 130×193㎝. 작가 소장. 표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