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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가 최근 발간한 ‘XR산업의 메가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8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된 XR기기의 모델 수는 총 327개이며, 업체 수는 127개사로 집계됐습니다.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된 시점은 2016년부터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가별로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가장 많은 XR 기기를 출시한 곳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은 총 25개의 모델을 출시했는데 미국은 20개로 2위에 머물렀습니다. VR헤드셋 ‘오큘러스’ 시리즈를 선보이며 이름까지 바꾼 메타(옛 페이스북)가 그간 XR시장의 ‘나홀로 강자’였지만, 최근 2~3년간 중국 업체들의 가세로 판도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메타의 글로벌 VR헤드셋 시장 점유율(IDC 조사 기준)은 75%였습니다. 과거 90%에 달했던 메타의 점유율이 상당히 빠진 듯합니다. 뒤를 중국 업체가 쫓고 있는데 최근 글로벌 VR시장에서 행보를 키우고 있는 피코(PICO)입니다. 이 회사는 ‘틱톡’으로 유명한 중국 바이트댄스의 자회사이기도 합니다.
AR시장도 중국과 미국의 경쟁입니다. 처음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홀로렌즈’ 시리즈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최근엔 대세가 바뀌었습니다. 중국 업체 엑스리얼이 그 주인공입니다. AR글라스만 별도로 나눈 최신 점유율 통계는 없지만, 지난해 기준 판매 대수 조사 결과를 보면 엑스리얼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결국 XR시장의 현재는 미국과 중각의 싸움이 됐는데요. 내년 초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선보이게 되면 이 같은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플의 진출로 시장 규모도 더 커지고 관련 콘텐츠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아쉬운 건 이런 경쟁적인 무대에 한국 기업이 전무하다는 것이겠죠. 나름 프리미엄 스마트폰 강국인 한국인데 XR 시장에선 볼 수 없으니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움직이고는 있습니다. 올 2월 ‘갤럭시 언팩’에서 구글, 퀄컴과 함께 XR생태계 동맹을 발표, 향후 관련 기기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후발업체인 만큼 어떤 새로움을 장착해 올지 관심입니다. 삼성전자는 상용화된 XR 제품은 내진 않았지만, 그간 꾸준히 관련 기술 특허 등을 출원하며 내공을 쌓았던 만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