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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빠숑’으로 잘 알려진 부동산시장 분석 전문가, 김학렬(47)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경자년(庚子年) 새해 서울 집값을 이렇게 전망했다. 지난달 16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인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 올해 1분기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우상향한다는 이야기다.
김 소장을 지난 10일 서울 중구 통일로 이데일리 사옥에서 만나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과 함께 실수요자를 위한 매수 적기(適期) 등에 대해 물어봤다. 김 소장은 서울 내에서도 강남 3구(강남·서초 ·송파)와 마포·용산·성동은 입지에 따른 ‘프리미엄’일 뿐 거품이 아니어서 꾸준하게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그는 “실거주 목적이라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한 자금을 끌어모아 지금 ‘당장’ 아파트를 사야한다”고 했다.
다만 도봉·강서·강북·중랑·금천 등 서울 외곽 지역은 다소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교육·교통·일자리 등 집값 상승 3대 요인이 뒤처진다는 이유에서다. 차라리 대안 투자성격으로 도봉·중랑보다는 구리·남양주를, 금천보다는 광명·안양 등 경기권의 신축 아파트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 소장이 올해도 아파트값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의 요구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요는 서울로 몰리는 데 공급물량을 경기권에서만 풀고 있다”며 “3기 신도시는 서울과는 별개다. 1, 2기와 경쟁하는 곳이지 서울 집값 변동에는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공시(지)가 현실화, 12·16 대책 등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처방전에도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드물었다. 김 소장은 “현 정부는 집값에 붙는 ‘프리미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아파트 시세는 분양원가에 프리미엄이 붙어 형성되는데 서울 주요 입지의 프리미엄은 원가보다 수 배 비싸다. 이를테면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3.3㎡ 당 평균 1억원이면 분양 원가를 최대 2000만원을 잡아도 8000만원이 프리미엄”이라며 “분양가상한제로 원가를 최대한 낮춰도 프리미엄은 안 떨어지니 집값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김 소장은 답답한 마음에 극약처방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교육과 교통, 일자리까지 겹호재를 강남권에 몰아넣고 그 지역 집값이 빠지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차라리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기부채납 받은 뒤 주변에 혐오시설을 만드는 게 집값 하락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소장은 ‘묻지마 투자’에 대해선 “일부 족집게 강사는 부동산시장 전문가가 아니라 장사꾼일 뿐”이라며 “특히 어느 한 아파트 단지를 콕 찍어 사라고 하는 이들을 경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나 투자를 위해서는 해당 지역 아파트 정보와 호재 등을 파악하고 꼭 현장답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학렬 소장은…
△1972년 서울 출생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현재) △주요저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 등 총 20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