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앙코르와트 품은 푸른나비떼…이정록 '나비 142'

2016년 작
특정공간이 품은 신화적 세계 끌어낸 뒤
수백번 반복촬영해 얻은 나비형상 입혀
  • 등록 2017-05-18 오전 12:10:00

    수정 2017-05-18 오전 12:10:00

이정록 ‘나비 142’(사진=갤러리비케이)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 정교한 벽조각, 층층의 돔 위에 신비주의 철학까지 쌓은 건축물이다. 그런데 불현듯 고요를 감싸는 낯설고 오묘한 빛은 어디서 온 건가. 사원 자체의 비범한 기운에 비할 게 아니다.

사진작가 이정록(46)은 어떤 풍경이나 공간이 품은 단순치 않은 에너지를 끌어내 신화적인 세계를 만든다. 늘 등장하는 건 ‘나비’. 흔히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는 작가의 카메라를 만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빛을 낸다. 동명연작 ‘나비 142’(2016)는 그중 한 점.

플래시가 발광할 때마다 필름에 박히는 나비 형상을 위해 밤낮으로 1차 촬영한 후 완전 암흑 속에서 2차 촬영을 한단다. 수십번 수백번 반복해야 얻을 수 있는 교감이다.

내달 17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비케이서 여는 개인전 ‘나비’에서 볼 수 있다. C-프린트. 90×120㎝. 작가 소장. 갤러리비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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