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과 판박이"…새 주인 찾기 시동 건 윌링스, 후보자 자금력 논란

윌링스, 매각 물밑 작업
리워터월드와 경영권 매각·중수도 사업 업무협약
새 인수 대상자, 자본잠식 상태
유증·전환사채 발행 결정 뒤 주가 15%대 급락
"납입일 연기 가능성…매각 난항 예상"
  • 등록 2023-06-16 오전 7:00:00

    수정 2023-06-16 오전 7:0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태양광 인버터 제조사 윌링스가 제이스코홀딩스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새 주인 찾기에 시동을 건 가운데 인수 주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 대상자로 떠오른 리워터월드가 자본잠식에 빠져 자금 동원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자금 여력이 없는 제이스코홀딩스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던 만큼 이번 매각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윌링스(313760)는 리워터월드와 주식·경영권 매각을 비롯해 중수도 사업 공동 추진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리워터월드는 윌링스의 최대주주인 제이스코홀딩스와 협의를 통해 주식·경영권 인수가 가능해졌다. 윌링스 측은 “리워터월드가 제이스코홀딩스와 적극적인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윌링스는 지난 13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400억원 규모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공시했다. 윌링스 관계자는 “리워터월드가 2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200억원 규모의 2회차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투자자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대금은 8월10일 납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제이스코홀딩스가 인수한지 1년 만에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문제는 이번 매각이 지난해와 판박이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잠재적 인수자인 리워터월드는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가 각각 마이너스(-) 5억5200만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리워터월드와 함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피나클로지스투자1호조합은 신설 법인으로 최근 주요 재무사항에 대한 정보가 없다. 리워터월드가 투자를 유치한 메타하이퍼 역시 지난해 자본총계가 -5억59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자금 여력이 없는 인수 후보자의 등장에 주가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날 윌링스는 전날보다 1200원(9.46%) 내린 1만1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주가는 무려 15% 이상 빠졌다.

앞서 윌링스는 지난해에도 인수 대상자 제이스코홀딩스(023440)의 자금 동원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가 급락했다. 기존 최대주주 안강순 대표와 제이스코홀딩스가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가 1만3000원대에서 장중 1만7550원(5월25일)까지 반짝 급등하기도 했으나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하락세가 이어졌다. 제이스코홀당스의 인수 잔금 납입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이다.

올 1월 초에는 장중 6380원을 터치하며 고점 대비 60% 이상 급락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지분 인수 계약잔금 지급을 완료하며 “윌링스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의지를 다졌지만, 여전히 무너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들이 수백억씩 자금을 투입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납입일이 연기되는 등 매각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윌링스 관계자는 “리워터월드의 자금 조달능력과 사업 성장을 확인했고, 납입일 이전까지 추가적으로 검증해 나갈 것”이라며 “주가 하락으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은 일시적일 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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