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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흔히 쿠션이라고 부르는 베개가 차곡차곡 쌓여 탑을 이루고 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12층 베개탑’ 정도가 될 거다. 어떤 소원이라고 빌어야 했던 건가. 금빛 베개탑의 외양이 단순치 않다.
작품의 원형인 천베개 작업은 20여년을 거슬러 오른단다. 작가가 손바느질로 하나하나 엮어내는 인고의 작업 그것부터다. 동대문이나 한복집에서 버린 천, 할머니가 결혼식 때 입었다는 오래된 한복, 어린시절 작가가 덮었다는 이불천 등을 수천 개의 베개로 탈바꿈시킨 일이었다. 사소하고 연약한 천·솜이 단단하고 강인한 청동의 조각작품으로 변형(‘메타모포시스’)하기까지, 작가의 ‘외유내강 꿈’이 쉼없이 꿈틀댔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