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거뭇한 붓밭, 이것은 산이다…박광수 '깊이-먼 산'

2019년 작
명도차 검은 선 촘촘히 들인 추상화면으로
풍경·인물 경계 무너뜨린 모호한 세상풍경
"의식 너머 숨은 진실 찾아가는 여정"이라
  • 등록 2020-01-03 오전 12:35:00

    수정 2020-01-07 오전 8:11:11

박광수 ‘깊이-먼 산’(사진=학고재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굵고 가는 선과 면이 화면에 빼곡하다. 진하고 연한 명도의 차이만 있을 뿐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거뭇한’ 붓밭이다. 마치 동양화의 수묵담채인 양, 먹으로 채운 화선지인 양, 번지고 흘린 흑백 선들이 배경을 다듬고 가지를 쳤다.

작가 박광수(35)는 검은 선을 촘촘히 들인 단단한 추상화면으로 주목을 받는다. 풍경과 인물의 경계를 무너뜨려 모호한 세상풍경을 빚어놓는데. 아크릴물감만으로 토막 낸 선의 명도차를 최대한 끌어올려 깊이를 만들고 몽환적 분위기까지 넘보는 방식이다. 이 작업을 두고 작가는 “어두운 숲 속을 더듬어 가는 길 같다”고 말한다. 의식 너머에 숨은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란 거다.

‘깊이-먼 산’(2019)이 그중 한 점. 사각막대와 마름모, 휜선과 곡선, 십자로 그은 선과 사선으로 그은 선 등으로 정작 세상에는 없을 산을 세우고 숲을 가꿨다. “어중간하고 두루뭉술한 형상으로 시각세계에 드러나지 않을, 공기 같은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다”니, 제대로 해낸 셈이다.

1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영영 없으리’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116.8×80.3㎝. 작가 소장. 학고재갤러리 제공.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