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가 할퀸 경제…'활력' 되찾으려면

[김현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등록 2023-07-12 오전 5:30:00

    수정 2023-07-12 오전 5:30:00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위기가 휩쓸었던 경제에는 후폭풍이 따르기 마련이다. 위기 자체는 물론 그 대응을 위한 정책들이 남기는 부작용으로 위기 끝자락에 경기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김현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하지만 위기 극복이 성공적이었는지는 경기 안정보다 경제가 위기 이전의 성장경로에 얼마나 가깝게 회복했느냐에 의해 평가된다. 1990년대 남미 경제위기 등의 경우와 달리,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평가되는 것은 위기 때마다 후폭풍을 견디면서도 구조개혁과 더불어 장기적 성장의 기반이 되는 정책들을 실행하면서 빠르게 성장세를 회복했던 데 있다.

특히 1998년 이후의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과 2009년 이후의 거시건전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혁은 지금까지 대내외 충격을 완화하는 방패가 됐고, 우리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올 하반기는 코로나 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개혁과 성장 정책들이 정교하게 설계되고 제대로 실행돼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경제 활력 저하와 저성장 고착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점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먼저 국민들의 구조개혁 체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개혁 과제들이 성장의 지속가능성 제고라는 장기적 목표를 추구하더라도, 경제환경 개선에 대한 확신을 국민들에게 먼저 제공할 수 있을 때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노동, 연금 개혁은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애 주기에 걸쳐 있는 불공정과 비효율을 제거하는 의미가 있으므로 작은 부분이라도 국민들이 개혁의 진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경제 활력은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며, 생산성에 기반한 경쟁력을 확보할 때 높아진다. 물론 구조개혁도 궁극적으로 경제의 생산성과 활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가계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정책들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중장기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단기에 달성하기 어려운 ‘개혁과 혁신’, ‘생산성 향상’을 키워드로 해서 불공정하고 비효율적인 경제구조로 저하됐던 경제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표현돼 있기 때문이다.

‘개혁과 혁신, 그리고 생산성 향상’은 올 하반기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실행해야 한다. 따라서 근시안적 평가의 대상이라기보다 문제의 뿌리를 뽑겠다는 각오로 추진해야 하는 정부의 좌우명이어야 한다. 또한 제도 혁신과 과학기술 교육을 통해 성장의 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은 특정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중심인 과거의 산업정책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하다.

위기의 끝자락에 있는 우리 경제에 많은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지만, 위기 대응에만 머물러 있을 여유는 없다. 당장 성과를 보이기 쉬운 확장 정책도 이미 불충분한 시간과 정책 여력을 낭비할 뿐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불합리한 기득권 추구에 오염된 이념 논쟁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개혁과 혁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에 더욱 매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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