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12시30분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언더스탠드에비뉴 2층. 20대 초반 여성 두 명이 컨테이너를 배경삼아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한껏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1층으로 시선을 돌리니 흐린 날씨에도 점심시간에 짬을 내 들른 직장인, 강아지와 함께 산책 나온 주민들로 활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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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낡은 공장지대가 문화예술지구로 탈바꿈하며 최근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다. 곳곳에서 미국 뉴욕 브루클린을 연상시키는 빨간벽돌 건물과 카페로 변신한 오래된 창고가 어우러져 요즘 말로 힙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언더스탠드에비뉴도 성수동 핫플 중 하나다. 서울숲 진입로 4126㎡ 유휴 부지에 들어선 이곳은 공익 문화공간으로 회색, 파랑, 주홍색 등 116개의 각기 다른 색깔의 컨테이너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만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곳은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민관 협력을 통해 성공한 도시재생 사례”라고 강조했다.
언더스탠드에비뉴의 가장 큰 특징은 세대를 초월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스타트업·청년창업가를 육성하는 공간과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가 한 곳에 모여있다. 대부분의 자치구가 청년창업지원센터와 어르신일자리회사를 각각 운영하는 것과 차별화된 대목이다. 공존과 상생을 모색하는 전초기지인 셈이다.
이중 신한금융그룹은 스타트업 및 창업·보육 프로그램 운영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227개사, 약 30만3513명이 참여했는데 결과적으로 789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언더스탠드에비뉴의 창업보육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특성에 따라 사무형·매장·카페형으로 구분해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이중 매장·카페형은 언더스탠드에비뉴 내 매장 운영권이 주어져 시장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언더스탠드에비뉴 방문객이 연간 130여만명에 이르다보니 입주 경쟁도 치열하다는 게 정 구청장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총 75팀이 거쳐갔으며 프로그램 참가 전에 비해 매출이 216% 성장했고, 생존율은 96%에 달한다. 밴처캐피털(VC) 투자를 유치한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리빙테크 기업 ‘이디연’, 반려동물 등록 모바일 서비스 기업 ‘페오펫’, 국내 최초 당뇨 관리 애플리케이션 기업 ‘닥터 다이어리’ 등이 1억~160억원의 사업 자금을 지원받았다.
언더스탠드에비뉴는 문화예술의 요람으로도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 3년간 수공예 창작자와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인 ‘마주치장’을 포함해 유튜버 진용진, 펭수기획자 EBS 이슬예나 PD 등이 참여해 화제를 모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등 크고 작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연간 130회 이상 진행됐고 지역주민과 일반시민도 21만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큐브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지난 5월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언더스탠드에비뉴 바로 옆 D타워에 둥지를 틀었다. 성동구는 주변 입지의 장점을 살려 연예기획사의 언더스탠드에비뉴에 브랜드 스토어를 입점시키고, 수익금 일부를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삶터(주거), 일터(일자리), 쉼터(레저·문화)를 조화롭게 만들어 성동구를 지속가능한 자족도시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일터와 쉼터가 결합된 공간인 만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스타트업 및 청년창업, 소셜벤처 육성을 위해 공간지원, 임팩트펀드 조성 등 촘촘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언더스탠드에비뉴 일대를 전시·공연장, 특급호텔 등이 어우러진 문화산업복합클러스터로 개발해 미국 뉴욕 브루클린과 같은 대중문화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