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코드레드]홍수·산불·폭염…한국도 강 건너 불 아니다

지구온난화 지속되면 경제도 심각한 타격
탄소배출 감축 목표 세웠지만 곳곳에 난관
세계 각계각층서 한목소리 "지금 행동해야"
  • 등록 2021-08-11 오전 5:01:00

    수정 2021-08-11 오전 5:01:00

[이데일리 방성훈 장영은 피용익 기자] 검붉은 재가 하늘을 뒤덮고 굵은 연기 기둥이 여기저기서 솟구친다. 재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광경은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 에비아 섬에서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눈으로 뒤덮인 풍경이 익숙한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도 최근 대형 산불이 발생해 서울 면적 10배가 넘는 지역을 태웠다.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세계 곳곳이 화마와 싸우고 있다. 화재 위험만 커진 게 아니다. 지난달에는 독일 등 서유럽 국가에 대홍수가 발생해 수백명이 죽거나 다쳤다. 비슷한 시기 중국, 아프가니스탄 등 아시아에서도 홍수가 도시를 덮쳤다.

최근 수년 간 폭우·홍수·폭염·가뭄·산불 등 기후 재앙이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피해 지역 및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구촌 전역에서 이같은 재앙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게 된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최근 미국의 산불과 독일의 홍수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마저도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의 대응책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리스 에비아 섬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9일(현지시간) 시민 봉사자들이 소방관들을 돕기 위해 모여 있다. (사진=AFP)
기후변화 지속되면 경제도 타격 불가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9일(현지시간) 공개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2021~2040년 중 지구 기온이 파리기후협약 목표인 1.5℃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글로벌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리 연구소는 현 수준의 기후변화 대응으로는 2050년 지구 기온이 2.6℃ 상승할 것이라고 최근 예상했다. 이 경우 파리기후협정 목표가 달성됐을 때보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0%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최소한의 목표인 2℃ 미만 상승을 달성하더라도 세계 GDP는 4.2% 줄어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위기 의식을 느낀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술 혁신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도 선제적으로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도입 예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도 관련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사이먼 루이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는 “올 여름 재해가 ‘뉴 노멀(새로운 표준)’인지는 몇 년간의 추가적인 데이터가 없이는 알 수 없다”면서도 “확실한 것은 만약 탄소 배출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점점 더 심각한 기상 재해가 발생것 것이라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탄소중립 목표 세웠지만 곳곳에 난관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혁신이든 규제든 제대로 기후변화에 대비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서 순식간에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한 것도 이같은 위기 의식이 배경이 됐다.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탄소중립이 쉬운 과제는 아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들은 사실상 모든 산업 분야에서부터 우리의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벌써부터 기업들은 정부의 과도한 감축목표와 불명확한 이행방안에 대해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뿐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IPCC 보고서는 “인간 활동으로 누적된 CO₂ 배출량과 지구온난화 사이에는 거의 선형적인 관계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탄소중립 도달이 지구온난화를 안정화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국내 차원의 ‘남한 상세(1㎞)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오는 12월 발표해 기후변화 적응 대책 수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계 각계각층서 ‘행동하자’ 한목소리

이번 IPCC의 보고서 발표 이후 각계각층에서 ‘행동하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기후변화에 큰 관심을 보여온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빌 게이츠는 IPCC가 최신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기후 리포트는 세계가 긴급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우리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2050년까지 반드시 넷제로(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는 “이번 보고서는 ‘지금 이 순간의 압도적 긴급성’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화석 연료와 삼림 벌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를 질식시키고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즉각적인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스웨덴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새로운 IPCC 보고서 내용은 놀랄 것이 없다”면서 “보고서에 나온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용감하게 결정을 내리는 일은 우리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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