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록체인, 日·中에 뒤져"…경쟁력 확보에 343억 투입

정부, R&D·전문기업 육성·실증사업에 집중 투자
"기술 수준, 美 기준 80% 수준…발전 속도도 더뎌"
세계 최고 ICT 인프라 불구 블록체인 인프라 부족
  • 등록 2020-01-19 오전 7:00:00

    수정 2020-01-19 오전 7:00:00

(이미지=픽사베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 수준이 미국의 80%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 향상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올해 블록체인 육성 사업에 343억원을 투입해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릴 예정이다.

17일 서울 가락동 IT벤처타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도 블록체인 사업 통합설명회에서 김종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블록체인 융합 프로젝트매니저(PM)는 2018년 IITP의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를 “미국 기술 수준을 100으로 할 때 한국은 80.8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당시 보고서에서 유럽은 90.5, 일본은 87.5, 중국은 85.8이었다.

김 PM은 “기업 및 정부 연구개발 투자가 증가하는 등 블록체인 분야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기술개발을 강화 중에 있으나 기술 수준 향상 속도가 다소 느린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당시 조사에서 미국 대비 기술 수준은 2017년 76.4에서 2018년 80.8로 소폭 상승했고, 기술 격차도 2.4년에서 2.3년으로 미세하게 줄어드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여건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라고 김 PM은 지적했다. 2017년 국내 블록체인 전문인력은 약 600명으로 추산됐다. 세계적 블록체인 권위자들과 견줄만한 최고급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더욱이 관련 교육이나 인력양성 사업도 많지 않았다.

“블록체인 전문인력 600명 수준…인프라도 부족”

세계 최고의 ICT 인프라를 자랑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김 PM은 “누구나 쉽고 빠르게 블록체인 서비스 이용·개발이 가능한 핵심요소, 개발도구 및 환경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뒤떨어진 법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블록체인 기반 문서, 전자서명 등의 법적 효력 발휘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해 기업들 입장에선 관련 서비스 개발이나 제공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김 PM의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블록체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에 올해 160억6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김 PM은 “블록체인이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되는 상황에서 블록체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원천기술개발’, 특화분야 응용플랫폼개발을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반 마련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연구개발 관련해 신규과제로는 총 7개가 선정됐고, 여기에 총 4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혁신도약형(선도형) R&D 사업으로 △블록체인 에뮬레이션을 위한 모듈형 라이브러리 및 엔진 개발(6억원) △5G 초저지연 서비스를 위한 무선 단말용 블록체인 기술 개발(12억원) △소규모 노드환경에서 성능 극대화를 위한 멀티채널 기반 블록체인 기술 개발(6억원)이 추진된다.

일반형(경쟁형) R&D로는 △블록체인 가상머신 분야(4억원 X 2개) △영지식증명을 활용한 온체인 기반 전자 계약 응용 플랫폼 개발(5억원) △블록체인 기반의 멀티 레벨 인증키 관리 및 복구 응용 플랫폼 개발(5억원) △사용자 편의성 개선을 위한 스마트 컨트랙트 가시화 응용 플랫폼 개발(5억원)이 있다.

“AI·IoT 등과의 융합 블록체인 기업 우대”

블록체인 R&D와 별도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도로 블록체인 서비스 모델 설계 및 기술검증(PoC), 블록체인 수요·공급자 컨설팅 등의 ‘블록체인 전문기업 육성 사업’에 총 57억원이 투입된다. 기존 블록체인의 기술적 한계를 해결하고, 정부 주도뿐 아니라 민간 스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중소·중견 기업 대상 산업육성전략이 도입된다.

염창열 NIPA AI융합본부 AI프로젝트팀장은 “블록체인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초기 프로토타입 구현을 NIPA가 지원하고 검증하는 게 육성 사업의 핵심”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블록체인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 융합한 기업을 더 우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도로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과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공공선도 시범사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공공부문에 선도적으로 도입·적용하여 공공서비스를 혁신하고 블록체인 초기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10개 과제에 총 70억원을 투입한다.

자유공모를 통해 선정·지원될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는 3개 과제에 총 48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으로, 정부는 이를 통해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과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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