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것은 여행가방이다. 도시다. 빌딩을 잘라낸 모형이며, ‘뭐라 말하기 어려운’ 삶의 공간이다. 야무지게 닫혀 있었을 트렁크를 양쪽으로 갈랐더니 이 모양이다. 행복한 여정이 펼쳐질 줄 알았더니 온통 해체 혹은 재생 중인 도시 이면만 잔뜩이다.
‘22-80번지’(2017)가 어디인지는 모른다. 획일화한 아파트공화국일 수도 있고 뼈대만 추린 사회모형일 수도 있다. 음산한 색과 모양뿐이라고 탄식할 것도 아니다. 세상살이가 여행이라면 틀린 상상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