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국 ‘나들이’(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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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세상을 다 덮어버린 푸른 가로수길을 네 개의 바퀴가 달리고 있다. 눈까지 싱그럽게 하는 이 경쾌한 라이딩은 작가 이호국(55)이 캔버스 위로 슬쩍 내보인 그만의 세계다. 작가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자연, 또 그 속에서의 즐거운 한때를 그린다. 늘 보던 풍경이지만 늘 볼 순 없는 풍경화란 뜻이다.
이를 만들어낸 작가만의 독특한 무기가 있다. ‘선’이다. 수백 수천을 헤아릴 무수한 선을 그어 형체를 빚어내는데. 가는 붓을 써 한 방향을 향해 고르게 뉘인 반복이 관건이다. 마치 바람과 공기, 나아가 사람의 숨에까지 색을 입힌 듯하달까. 여기에 포인트는 자전거를 타고 냅다 달리는 아이들, 혹은 무리지어 엉켜 뛰노는 아이들이다. “선은 나의 조형언어며 아이들과 나무는 행복을 전해주는 매개체”라고 말해온 데는 이유가 있었던 거다.
그 미션을 실행케 해준 초록이 주조색이 됐다. 진한 흙빛의 나무, 점점의 분홍 꽃잎, 노랗고 빨간 자전거 행렬이 박힐 때도 있지만, 빛과 그림자 모두를 대신한 건 단연 초록이다. 선을 긋자 자연스럽게 생긴, 홈과 홈이 만든 두툼한 마티에르는 덤이고 또 유혹이다. ‘나들이’(2021)에 함께 나서자는 손짓 같아서.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올미아트스페이스서 여는 초대개인전 ‘선을 그으며’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97×130.3㎝. 작가 소장. 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
| 이호국 ‘나들이’(2021), 캔버스에 오일, 60.6×72㎝(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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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국 ‘나들이’(2021), 캔버스에 오일, 60×100㎝(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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